미국 셀린더·핀란드 이리스 씨
삼산 '해남에다녀왔습니다' 체류
4-H 국제교류로 4주 일정 입국

▲지난 7일 '해남에다녀왔습니다' 세미나실에서 이승희(왼쪽) 대표와 이리스(가운데) 씨. 셀린더 씨가 전통음식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해남에다녀왔습니다' 세미나실에서 이승희(왼쪽) 대표와 이리스(가운데) 씨. 셀린더 씨가 전통음식 체험을 하고 있다.

삼산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해남에다녀왔습니다'에서 2명의 금발 여성이 머물며 해남의 농촌을 체험하고 전통 요리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미국인 셀린더 렘지(61·Selinda Ramsey) 씨와 핀란드에서 온 헬싱키대 재학생인 이리스(21·Iris) 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4-H 본부의 국제교류 일환으로 한국에 와 땅끝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한국의 속내를 알아가고 있다.

지난 7일 찾아간 '해남에다녀왔습니다' 세미나실에서 이들 외국 여성은 궁중요리로 잡채 나물의 일종인 월과채와 오이를 익힌 요리인 오이선, 깻잎자반 등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 저녁 식사를 했다. 8일에는 송지 갯벌에서 조개캐기 체험을 하고 조갯국도 끓이며 탄성을 연발했으며, 9일에는 해남읍의 마트를 찾아 재료를 구입해 떡볶이를 만들기도 했다.

셀린더 씨는 미국 대표단 17명을 인솔해 4주 일정으로 입국해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그녀는 "한국에 3번째 왔는데 운 좋게 해남에서 한국요리를 배우고 녹차 재배지도 방문하는 등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리스 씨는 이보다 다소 늦은 지난 4일 해남에 왔다. 오는 17일까지 체험을 계속할 예정인 그녀는 "한국에 와 교회도 가고 물 축제도 다녀왔다"면서 "특히 해남에 머물며 한국식 요리를 만들어 먹어보는 게 너무 신기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설립돼 올해로 21째를 맞는 '해남에다녀왔습니다'가 전통음식과 농업현장 체험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에 체험활동에 나선 여성들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참여한 외국인이다.

1860평 규모의 이곳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현장실습장으로 지정됐으며 세미나실과 실습교육장, 휴게실, 한옥민박, 키친가든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500여 개의 장독대에는 푹 익은 된장과 간장, 고추장이 담겨있다.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체험, 교육까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해남에다녀왔습니다'를 운영하는 이승희(63) 대표는 "해남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이용해 잊혀져가는 전통발효장류를 만들어 판매하고 이런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한 체험과 교육을 통해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다문화가정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 감정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신체기능을 개선하고 치매를 지연시키는 등의 치유농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의 천연색소를 이용한 오방색요리체험은 어린이들의 편식 습관을 없애는데 더없는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치유농장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에게 일터 제공과 함께하는 공동체 중심이 되도록 하고 남도음식전수관을 설립해 전통음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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