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빛낸 시인 토론회
이동주·김남주 등 7명 작품

해남 출신 시인들은 다양한 시 세계를 펼치면서도 그들이 자란 '고향'을 키워드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 희망과 민중의 삶을 시에 담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땅끝순례문학관 주최로 12일 문예회관 다목적실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문학을 빛낸 해남의 현대 시인'을 주제로 한 전국 학술 토론회에서 이성혁 문학평론가이자 한국외국대학교 교수는 '해남 출신 시인들의 고향 의식'을 주제로 한 총론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아득함과 초월을 상징하는 '땅끝'의 시적 상상력 때문에 해남에서 훌륭한 시인들이 많이 배출됐다고 평가하고 특히 이들이 추구해나간 삶과 시가 어떤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다시 '땅끝'의 고향을 떠올리며 다양한 고향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심해 이동주 시인의 경우 '강강술래'라는 시를 통해 전후 꽉 막힌 한국 상황을 '고향/거덜난 쑥대밭'으로 그리고 '구름 강강. 산 술래'라는 표현으로 마을 공동체가 손을 잡고 재건의 희망을 노래했으며, '고향1'이라는 시에서는 여명을 앞둔 죽음의 문 앞에서 마지막으로 고향의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또 박성룡 시인은 '장성 갈재'라는 시에서 '고향 산천을 되돌아올 때는/풀죽은 속죄양의 표정이 된다'라는 시구로 고향의 순수함을 표현했으며, 윤금초 시인은 '개펄'이라는 시에서 땅끝을 질경이와 파도 타기 목숨, 신기루 등으로 표현하며 민중의 삶과 희망을 연결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또 이들 시인 외에 김남주, 고정희, 김준태, 황지우 시인 등 7명을 대상으로 평론가들이 시인의 삶과 시를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진석 서울과기대 교수는 김남주 시인의 경우 '리얼리즘의 시학'이나 '혁명의 시학'으로 상징되지만 무엇을 지향했는지는 잘 보여줄지언정 그가 무엇을 통해 시를 의미화했는지는 가려져 있다며 이념적 가치 안에 현실의 다양성을 수용하며 시적 다변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은규 한양대 교수는 고정희 시인의 경우 시 속에 여성신학을 담아 평등과 사랑이 표현됐고 나아가 하나님의 여성적 이미지를 한반도 역사의 수난자인 어머니와 겹쳐놓음으로써 여성해방을 담아냈다며 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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