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리꽂는 폭탄을 연상하게 하는 폭우에 이어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또다시 물폭탄을 동반한 태풍이 몰아쳤다. 최근 한 달새 하루도 빼지 않고 계속되는 기상상황이다.

해남에는 장마철인 지난달 중순부터 두 차례에 걸친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농경지와 하우스가 침수되고 하천 제방이 유실되는 피해를 남겼다.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다고 하지만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장마가 물러나가자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들이닥쳤다.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해남에서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 많은 6명의 온열질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한창 수확기에 접어든 고추 등 밭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는가 하면 축산 농가에서는 돼지, 닭 등의 폐사가 잇따랐다. 다행히 물폭탄을 동반한 태풍은 해남을 비켜갔지만 다시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극한의 여름철 날씨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상수로 자리잡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극한의 정도는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각적인 안전대책을 새롭게 설계하도록 요구한다.

우선 폭우 피해에 대한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산만 낭비하는 땜질식 수해복구는 이제 발붙일 자리가 없다. 일상화된 기후는 더이상 자연재해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 철저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인재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폭염 대응도 마찬가지이다. 폭염은 모두에게 혹독하게 다가오지만 특히 농촌의 어르신이나 농업인들은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뙤약볕이나 시설하우스에서 작업은 온열질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숨쉬기도 힘겨운 폭염은 자칫 목숨마저 앗아갈 수 있어 가급적 외부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부득이 한낮에 농작업을 해야 한다면 비상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하고 수시로 물을 마시는 등 예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지금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날씨가 여름철 내내 지배하고 있다. 이런 극한의 기상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비를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도 주민을 위해 대비에 나서고 있지만 군민 각자가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더불어 혹독한 날씨에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주변을 살펴보고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나누는 배려 또한 필요하다. 항상 이웃을 둘러보고 함께 하는 지역사회가 진정한 공동체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