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명(해남YMCA 사무총장)

국내의 한 업체에서 MZ세대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업의향 조사에서 응답자의 72.8%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창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높은 창업 의향에는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IMF나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역사 속 큰 파장을 일으킨 경제적 사건들은 경기 위축과 기업들의 보수적인 경영을 불러왔고, 국가 또한 재정 어려움으로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인 행정을 펼치며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었다. 이에 취업 시장으로 진입해야 할 시기의 청년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도 마찬가지다. 예상과 다르게 길어진 팬데믹 상황은 국가 경제를 뒤흔들 정도로 큰 파장을 가져왔다. 이로 인해 청년들의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반대급부로 창업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창업 선호 현상을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양한 도전을 해볼 수 있으며 직장생활보다 큰 성장 가능성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으로 생각한다.

유대인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의 기업 총수가 유대인이다. 미국의 가장 큰 언론 3사의 대표도 유대인이다.

미국 인구에서 유대인의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미국 100대 기업 CEO의 약 40%가 유대인이다.

유독 유대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특별한 교육 방법인 성년식에 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자녀가 만 13세가 되면 성년식을 치른다. 이때 가족 친지들이 축하금을 주는데 보통 5000만~7000만원의 돈을 받는다. 이 돈으로 아이들은 주식, 채권 등에 투자도 해보며 차후 창업에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스라엘은 청년 창업자 비율이 세계 1위의 나라이다. 나라 전체 분위기가 청년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응원을 보낸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실패해본 적 없는 사람을 잘 뽑으려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청년들이 창업을 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몇 해 전부터 청년창업지원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남군도 지난 2018년부터 청년창업지원사업을 시작하여 지역에 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첫해 5명의 청년창업가를 시작으로 2019년 9명, 2020년 9명, 2021년 13명, 2022년 13명, 2023년 7명 등 56명의 청년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2023년 6월 현재 44명의 청년이 창업을 유지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들 사업장에서 채용한 종사자는 30여 명으로 고용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6명의 청년창업자 중 26명은 타지에서 직장생활 또는 개인 창업준비를 하던 중 해남군의 청년창업지원사업 소식을 접하고 해남군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며, 함께 이동한 가족까지 계산한다면 인구 유입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해남군에 특히나 청년인구 유입은 큰 활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홍보 또한 젊은 세대답게 거의 모든 창업자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홍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사업장은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톡톡 튀는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지역에 많을수록 그 지역은 활력이 넘치고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이런 소소한 변화들이 모여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변화시킬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청년창업지원사업이 지속되길 바란다. 땅끝마을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CEO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