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길태 씨 부부, 특산품 노점상
5000평 밭 수확해 팔며 입소문
관광객 감소 추세 피부로 느껴

▲배길태 씨.
▲배길태 씨.
▲송지면 월강마을 앞 도로변에 있는 배길태 씨 부부의 특산품 노점상.
▲송지면 월강마을 앞 도로변에 있는 배길태 씨 부부의 특산품 노점상.

매년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 20년 동안 땅끝해안도로변을 지키는 터줏대감이 있다. 송지 월강마을 앞을 지나는 도로변에서 옥수수, 밤고구마, 고추, 절임배추 등 해남의 농특산물을 팔고 있는 배길태(58) 씨 부부이다.

배 씨 부부는 옥수수 수확철을 맞은 요즘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옥수수'라 쓰인 푯말의 노점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1시간 일찍 시작해 1시간 늦게 문을 닫는다. 이곳에서는 삶은 옥수수 5개들이에 5000원, 생옥수수는 20개들이 한 망에 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배 씨는 월강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동네 이장도 지낸 배 씨의 노점 옆에는 정자가 고즈넉이 자리를 지키고 저녁노을이 으뜸이다. 이 때문에 송호해수욕장, 땅끝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잠시 멈춰 사진을 찍을 정도로 명소이다.

배 씨는 자신의 5000평 규모 밭에 이른 봄 홍찰옥수수를 심고 여름이면 수확을 해 이곳에서 팔아오고 있다. 월강마을 앞 도로에는 배 씨 외에도 10곳 가까운 노점이 있지만 배 씨의 홍찰옥수수는 찰지고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어서 입소문이 났다. 송호해수욕장에서 매일 배 씨 노점을 찾아온 단골도 있고 택배 주문도 심심찮게 받는다.

배 씨는 20년 넘은 '옥수수 농부'이지만 알맞게 여물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여전히 속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옥수수를 처음 심을 때에는 실수가 많았다"면서 "미리 따면 쫄깃한 맛보다는 여리고 조금만 늦으면 흑찰옥수수처럼 까맣게 익어 딱딱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찰옥수수는 홍색과 노란 알갱이가 알록달록하게 어우러져야 가장 쫄깃한 맛을 낸다고 한다.

올해는 장마철에 많은 비가 내려 걱정도 앞선다. "지금까지 작황은 좋은 편이지만 병충해 우려가 높다"면서 "옥수수꽃이 필 때 수정이 잘되면 알이 가지런히 드는 데 햇볕이 부족할 경우 알이 군데군데 빈다"고 말했다.

그는 옥수수 이외에도 밤고구마, 무화과, 고추, 고춧가루, 절임배추 등 해남의 농특산물을 계절마다 바꿔가며 팔고 있다.

배 씨는 "4~5년 전만 해도 주말이면 관광객들이 몰고 온 차량이 수백 미터 줄지어 섰으나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장사도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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