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남임(청년로컬문화크리에이터연구소)

6월의 어느 날, 7월의 날씨는 4일을 제외하고 비가 내린다고 했다. 그때는 설마 그런일이 있을까? 하고 넘겼는데 매일 비가 내리는 지금 생각해보면 날씨예보가 거의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거의 매일 비가 내린다. 그냥 단순한 비가 아니라 매우 심각할 정도로 많은 양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호우경보 발효 중이라는 안전문자가 연신 날아오고 지반이 약해져 붕괴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대피하라는 문자도 온다. 호우경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우리 삶에 익숙하게 스며들게 되었을까?

호우경보의 발표기준은 3시간 누적강우량이 90㎜ 이상으로 예상되거나, 12시간 누적강우량이 180㎜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가 된다. 작년 안전문제에도 호우경보 문자가 날아왔었다. 호우주의보 단어가 익숙한 우리에게 이제는 호우경보라는 단어가 익숙해 지는 시간이 다가오게 된 것이다. 기후위기에 맞닿으니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최근들어 기후위기를 가장 심각하게 느끼게 된 것이 날씨인 것 같다. 더 놀라운 것은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와 돌발성 집중호우가 왔는데도 아직 태풍이 남아있다. 긴 장마 사이로 해가 조금 비출 때면 우리는 다시 폭염주의보 문자를 받게 된다.

오늘 만난 한 선생님은 매일 걸어다니시는데 항상 우산과 양산을 함께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요즘같은 날씨에는 갑자기 쏟아지는 비도 피해야 하고 비가 그치면 그 뜨거움을 또 피해야 하기에 우산과 양산을 함께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작년 겨울에 시작해 올해 초까지 12차례 이상의 폭우가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 이 피해의 원인은 바로 하늘에서 흐르는 강인 '대기의 강' 때문이다. 대기의 강은 육지에서 흐르는 강처럼 하늘에서 흐르는 강(긴 띠 형태의 수증기 이동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육지의 강은 액체 상태인 물이 흐르는 반면, 대기의 강은 기체 상태인 수증기가 흐른다는 점이 다르다. 대기의 강은 기상 시스템에 의해 공기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폭이 수백 km이고 길이가 수천 km라고 하지만 하늘 위에 얼마나 큰 강이 흐르고 있는지 실감이 안난다.

대기의 강 하나는 지구에서 가장 큰 강인 아마존강보다 더 많은 습기를 가질 수 있으며 지구상 물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물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기의 강은 예전부터 존재한 하나의 자연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대기의 강으로 인한 피해가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이것은 명백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기의 강의 변화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대기 중 수증기의 함량이 증가하게 되어 대기의 강이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기의 강의 빈도와 강도의 변화는 기후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폭우 뿐 아니라 홍수의 빈도와 규모에도 영향을 준다. 대기의 강에 대한 변동성은 항상 존재했었지만, 기후변화로 증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작년 여름에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여름이 시작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기나긴 우기로 인해 또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자주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예측이 어려운 극한 기상의 발생도 기상의 변동도 크게 만들고 있다.

UN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는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앞으로 10년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계속 인지해야 하며 대책의 필요성을 찾아야 한다.

올해 초 우리는 건기가 지속되어 물 부족 현상으로 단수를 겪었고 갑자기 우기에 접어들어 매일 비를 맞이했다. 그리고 다시 폭염에 휩싸이는 것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가 열대지역의 날씨를 겪고 있는 듯 느껴진다. 곧 다가올 폭염도 우리를 매우 힘들게 할 것이다.

우리의 삶에 너무나 깊숙하게 스며든 기후위기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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