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21억 들여 체험활용
거제, 고물 전락해 해체

해남군이 21억원을 들여 울돌목거북배를 해상 거치 후 내·외부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경남도에서는 16억원을 들여 복원한 거북선을 154만5380원에 공매하고 지난 11일부터 해체되는 작업이 시작돼 해남의 울돌목거북배도 결국 경남도의 거북선과 같은 수순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2011년 이순신 장군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등 16억원을 들여 길이 25.6m. 너비 6.87m, 무게 120톤의 거북선을 건조했다. 승선 체험 등 관광용으로 건조됐지만 물이 새고 한 쪽으로 기울어 결국 뭍에 올려 전시했지만 태풍 등으로 선체가 파손돼 공매에 부쳐졌다. 거북선은 154만5380원에 낙찰됐지만 거북선을 옮기기 위해서는 1억원 이상의 경비가 들 것으로 추산돼 입찰자가 매매계약을 해지했고 거제시는 거북선 폐기 절차에 들어갔다.

울돌목거북배는 전남도가 전남개발공사에 의뢰해 지난 2008년 10월 첫 운항에 나섰다. 17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로 해남 우수영~진도 녹진항~울돌목~진도 벽파진항을 1일 4차례 운행했지만 흥미를 끌지 못하며 누적 적자가 30여 억원에 달하자 결국 지난 2017년 9월 휴업 신청을 하고 운항을 중단했다. 울돌목거북배 건조에는 46억여 원이 투입됐었다.

해남군은 지난 2019년 8월 해남군의회의 승인을 받아 전남개발공사로부터 울돌목거북배를 무상으로 양도받았다. 하지만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엔진 점검에 3억여 원, 인건비 등으로 매년 5억~6억 원의 운영비가 소요될 뿐만 아니라 여객선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고 운항을 재개하더라도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 결국 여객선 운항은 포기하고 전시·체험 공간으로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군은 21억6000만원(국비 10억원, 군비 11억6000만원)을 들여 거북배를 해상(공유수면)에 거치하고 미디어 VR체험관, 트릭아트, 해상전투체험 공간, 야간경관 조명, 조형게이트 등을 갖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박종부 군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관광실 업무보고에서 "거제시는 거북배를 결국 해체하는 것으로 했는데 해남군은 엄청난 돈을 투입해 리모델링한다고 하니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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