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농협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가며 외지에서 1박 2일 일정의 이사회를 개최하려는 계획을 두고 말들이 많다.

화원농협은 오는 10일과 11일 이틀간 신안 천일염 생산지와 함평 나비골농협 등을 둘러보고 함평에서 1박을 하며 이사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현지 방문은 절임배추 시기를 앞두고 천일염 현황과 구매처를 파악하고 건고추 판매와 고춧가루를 되사는 계약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에는 조합장과 이사, 감사, 직원 등 15명 정도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섬을 오가는 뱃삯과 교통비, 이틀간 수당 등으로 1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조합 안팎에서는 조합원들이 생산비 폭등과 농산물가격 폭락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예산을 써가며 굳이 외지에서 이사회를 열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감사와 담당 직원 몇 명만 현지에 가더라도 방문의 취지에 걸맞는 성과는 얼마든지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이사와 감사는 부적절한 원정 이사회라며 방문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원농협은 사실 여러 문제가 꼬여있다.

전임 조합장 시절에 대의원 선거와 관련한 원인무효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양곡창고와 김치체험장 신축과 관련해서도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문제로 업체와 소송 중이다. 또한 조합원들은 지난해 법인카드 사용내용과 변호사 수임료 등의 의혹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이다. 특히 이번에 방문하는 나비골농협에 고추를 수매가보다 높게 넘기고 가공된 고춧가루를 다시 비싸게 들여오는 계약형태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농협은 농촌에서 조합원의 권익과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합원이 주인이기도 한 농협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 만큼 농협이 하는 모든 일은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하고 조합원의 생각을 경영에도 적극 반영해야 한다.

화원농협은 이번 원정 이사회에 대해 조합원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조합원의 의견이 올바르다고 여겨지면 이를 따라야 한다. 농협이 조합원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업무처리와 행사가 조합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진행된다면 더 많은 성과로 이어지고 더 탄탄한 농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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