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수렁에 빠진 농촌이 불과 몇십 년 후에도 존속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 지역소멸위기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기인하지만 이는 곧 젊은 사람이 줄어드는 현실과 맥을 함께 한다.

어느 조직이나 사회가 생기 넘치고 활발하게 작동하려면 젊은 층이 많아야 한다. 농촌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젊은 층은 일의 중심에 있고 나아가 농촌의 미래를 지켜나갈 차세대이다. 농촌의 미래가 암울한 것은 젊은 층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막막한 농촌에 젊은 사람이 떠나지 않고, 도시에서 오도록 하는 사업이 '청년마을 조성'이다. 청년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해 활력을 불어 넣어보자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청년들이 농촌에 체류하면서 삶을 체험해보고 일자리도 구하고 창업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

해남에서 처음으로 황산 옥공예마을을 중심으로 청년마을 조성사업이 시작된다. 오는 7월부터 본격화하는 청년마을 조성사업의 이름이 '눙눙길 프로젝트'이다. 눙눙길은 옥공예마을의 상징인 '옥'이라는 글자를 거꾸로 뒤집어 만들어졌다.

눙눙길 프로젝트는 해남과 전혀 연고가 없는 서울 청년이 기획했다. 서울의 한 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일하던 30대 후반의 김지영 씨는 인도 파견근무가 코로나로 재택근무로 이어졌다. 굳이 서울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쉬면서 일할 공간을 찾다가 아예 이런 공간을 해보자는 생각에 미쳤다. 이런 구상을 위한 대상을 물색하다가 찾아낸 게 황산 부곡리에 위치한 한옥 빈집이었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일과 휴식을 하는 '와카'라는 숙소를 운영하면서 청년마을 조성도 구상했다.

전남도와 해남군에서 2년간 3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하는 '청년마을 조성'이 당초 계획대로 성과를 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도시의 젊은 사람이 연고가 없는 농촌에 와서 여러 체험을 해보고 정착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는 게 보통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업내용이 제대로 진행되고 마을주민도 힘을 보태야 한다. 전남도와 해남군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청년마을 조성은 행정안전부나 전남도 등 광역단체 주도로 시범실시를 거쳐 1~2년 전부터 추진되는 사업이다. 해남에도 처음 추진되는 눙눙길 프로젝트가 제2, 제3의 청년마을 조성의 모델이 되고 확산하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이는 농촌이 존속하느냐, 사라지느냐 하는 방향타를 잡는 중대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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