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을 받은 김유리 씨를 명현관 군수와 참가자들이 축하하고 있다.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을 받은 김유리 씨를 명현관 군수와 참가자들이 축하하고 있다.

"포기했던 가수의 꿈 되살아나 진지하게 고민"

연등축제 초청되고 미남축제 등 벌써 섭외
자신을 알리고자 출연… 가족 응원이 큰 힘

"관객들이 제 노래를 듣고 흥겨워하고 관객들과 무대 위에서 소통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나니 주변에서 많이 축하해줘 20대 때 포기했던 가수에 대한 꿈도 다시 불태우게 됐습니다."

지난 4일 방영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해남군편에서 '자갈치 아지매(이혜리)'를 불러 최우수상을 차지한 김유리(38) 씨.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뛰어난 가창력,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끼고 관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해남의 셀럽(유명인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녀는 지난달 27일 해남군민광장에서 열린 연등문화축제 축하무대에서 전국노래자랑에서 부른 '자갈치 아지매'를 비롯해 장윤정의 초혼, 문희옥의 평행선 등 3곡의 노래를 선보였다.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경연이 아니다 보니 무대를 온전히 즐길 수 있어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한다. 올 여름 송호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송호해변축제를 비롯해 해남미남축제 공연도 이미 예약된 상태다. 이러다 보니 기존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자신만의 노래를 정식 음원으로 내 가수에 도전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그녀가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한 계기는 자신을 좀 더 알리고 싶어서였다. 최근 광주에서 뷰티숍을 오픈한 그녀는 자신을 대중에게 알리는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고향 해남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촬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심을 신청했다. 해남읍 해리에 거주 중인 김재평·김미숙 씨 부부의 딸로 해남여중을 다니다 광주로 전학 갔고 현재는 광주에 거주하며 수시로 고향을 방문하고 있다.

김 씨는 "노래하는 걸 좋아해 평소 전국노래자랑 등에 나가보라는 권유는 많이 들었지만 큰 무대에 서고, 탈락까지 하면 너무 창피하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신청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자신을 알리고 홍보하는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선을 통과한 후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며 "아이들과 가족들이 맨 앞줄에서 응원을 해줬는데 엄마가 노래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고 최우수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전국노래자랑 해남편 방송 후 잘 봤다거나 가수를 해보라는 응원의 연락도 많이 받아 자존감도 높아졌다.

그녀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후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새로운 고민도 쌓였다. 14년 전 송호해수욕장에서 열린 송호해변가요제에 참가해 1등을 차지했고 수년 전에는 우연한 기회에 다문화가족과 관련된 노래를 녹음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가수는 전혀 다른 세계라던 그동안의 생각이 전국노래자랑 무대 후 달라진 것이다.

김 씨는 "예전에는 노래 실력으로 가수를 꿈꾼다는 고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용기가 없었는데 큰 무대에 서보니 관객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소통하고 내 노래에 흥겨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대에 서는 가수들의 기쁨을 조금은 알게 됐다"며 "작곡가분들을 만나 곡을 받아보는 등 정식으로 음악을 해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노래자랑 해남군편에는 265개 팀이 신청, 1차 예선에서 68개 팀을 가린 후 이 중 2차 예심을 통과한 15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우수상에 '용두산 엘레지'의 김채린(23·황산·대학생) 씨, 장려상은 '광대'의 정현식(57·계곡·토목업) 씨, 인기상은 '떳다! 그녀'의 윤수미(35·해남읍·군청 공무원) 씨와 해남중 교사로 팀을 이룬 '마법소녀'의 최다혜(26)·김수연(27)·차민영(27) 씨가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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