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베르테르가 실연의 슬픔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내용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발표된 후 지금까지 수천 명이 이에 동조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 부른다.

지난 4월, 닷새간 서울 강남에서만 세 명의 10대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일부 여론은 '베르테르 효과'일 수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현장 동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아이돌 가수의 사망이 이어지자 10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 중 한국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10년째 극단적 선택이고, 10만 명당 7.1명으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10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 만큼 가정과 학교에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청소년이 상담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련 기관과 지역 청소년 상담센터가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베르테르 효과를 줄이기 위해서 언론 보도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파파게노 효과라고 하는데, 파파게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삶을 비관해 생을 마감하려다 이를 극복한, 웃음과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다시 말해 극단적 선택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믿음을 없애고, 그 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순기능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 그랬다. 기성세대들은 가능성의 시대를 살았다면 지금의 세대는 버티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팍팍한 오늘을 견뎌내는 많은 이들을 응원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갖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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