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간 1145만원 중 986만원이 밥값
대부분 간담회 끝나면 으레 식당행
한 달 평균 285만원 사용 '쌈짓돈'

김석순 해남군의회 의장이 올들어 4월까지 넉달 동안 1145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며 대부분 밥값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군의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의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김석순 의장은 지난 1월 11건에 374만원, 2월 14건에 350만원, 3월 8건에 192만원, 4월 10건에 221만원을 사용했다.

넉달 동안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금액은 총 1145만원으로 한 달 평균 285만원에 달한다.

각종 공공요금과 물가 인상, 농자재값 폭등과 농산물값 하락으로 군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달 평균 28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군의회에 따르면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의장은 매월 250만원, 부의장은 130만원, 상임위원장은 각각 90만원이 카드로 지급된다. 의장의 경우 1년에 업무추진비만 3000만원으로 이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합쳐 1년에 지급되고 있는 의정비 3361만원과 맞먹는 규모이다. 1월과 2월에는 이미 한 달에 250만원을 초과해 사용한 상황이다.

군의회 의회사무과는 "연초에 간담회 등이 많아 매월 규정된 액수보다 더 사용되는 부분이 있지만 예산 범위 안에서 1년 동안 3000만원 한도에서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사용처도 논란이다.

지난 1월 설맞이 소속 직원(의회 사무과) 격려 물품 구입으로 130만원, 지난 3월 의장실 내방객 차류 구입으로 29만7000원을 사용할 것을 제외하면 986만원이 지역 현안사항 의견 청취 간담회와 의정 현안사항 논의를 위한 간담회, 민원 사항 청취를 위한 간담회 등 명목으로 식당에서 지출됐다.

군민 혈세로 조성된 업무추진비의 86%가 결국 밥값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담회 자체가 식당에서 식사로 이어지고 있어 굳이 간담회와 식사를 같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범위는 이재민과 불우소외계층에 대한 격려와 지원, 의정활동 및 지역 홍보, 체육활동 유공자 등에 대한 격려 및 지원, 업무 추진을 위한 각종 회의·간담회·행사·교육, 현업 부서 근무자에 대한 격려 및 지원, 업무추진 유관기관 협조 등 9가지이다.

이무진 해남군농민회장은 "업무추진비를 한꺼번에 몰아서 쓰고 관행처럼 대부분을 밥값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다"며 "행정안전부 규칙에 의거해 다양한 사용처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추진비는 절약해 쓰지 않고 차라리 반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