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여 학교에 월 평균 65톤 납품중… 판로확대 나서

▲전처리 농산물로 수도권 학교에 급식 식자재를 납품 중인 해남송지영농조합 가공공장.
▲전처리 농산물로 수도권 학교에 급식 식자재를 납품 중인 해남송지영농조합 가공공장.

수도권 학교 280여 곳에 감자·양파·양배추·마늘·당근 등 월 평균 65톤의 농산물을 납품하는 해남송지영농조합(대표 문연홍·사진). 유통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우수한 농산물 확보를 위해 산지인 송지면 학가리에 물류센터와 가공시설, 저온저장고 등을 갖추고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해남송지영농조합은 생산농가와 상생하며 해남농산물 판로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남송지영농조합이 운영을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학교급식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망을 갖출 수 있는 경쟁력은 비옥한 해남의 농지에서 생산된 품질 좋은 농산물을 확보하는 한편 인력 감소로 곧바로 조리할 수 있는 전처리 농산물을 선호하는 학교급식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갔기 때문이다.

해남송지영농조합은 지난 2021년 11월 송지면에 공장을 건립하고 2022년 4월 농산물 전처리 시설을 완료했다. 전처리는 식자재를 납품받으면 곧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농산물 세척과 껍질 제거, 절단 등을 완료한 형태의 농산물 제품으로, 일부 농산물은 신선도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진공·포장해 납품하고 있다. 때문에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급식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으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농산물 전처리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해남송지영농조합은 양파, 양배추, 마늘, 감자 등 대부분을 해남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하고 있으며 해남에서 수매할 수 없는 당근 등은 제주에서 공급받는다. 농산물은 농민의 정성으로 키워 맛과 영양도 중요하지만 판로가 없으면 폐기될 수밖에 없어 학교급식이라는 안정적인 판로를 갖춘 해남송지영농조합은 지역농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학교급식은 상시 공급체계도 중요한 만큼 해남송지영농조합은 총 300평 규모의 저온창고도 갖추고 있으며 해남에서 전처리 작업을 마친 상품은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물류창고로 보내진다. 이 물류창고에서 22개 급식업체를 통해 수도권 280여 곳의 초·중·고등학교에 납품되고 있다.

문 대표가 학교급식 유통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경기도 부천에서 깨와 참기름을 납품하면서 부터다. 7년 전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며 '쿡네이처'란 자체 브랜드로 비트즙, 양파즙 등을 판매하던 문 대표는 5년 전부터 학교급식 납품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인력이 없다 보니 전처리된 농산물 납품을 원해 학교급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문 대표는 "수도권지역에서 농산물하면 해남을 꼽을 정도로 해남산이라고 하면 맛과 품질이 보증되다시피 했다"며 "때문에 우수한 농산물확보가 용이한 해남에 공장을 설립키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고향은 포항시로 수도권과 먼 해남에 물류센터를 차릴 경우 높은 운송비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해남은 농산물 유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농산물 품질이 담보되고 관계자들의 신뢰도 높아 해남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마늘은 전처리 후 진공포장을 하면 가스가 차다 보니 구멍을 뚫어 포장하는 방식의 기술도 개발했다. 특히 원재료인 농산물의 품질이 뛰어나 반품률이 0.0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학교급식 납품업체에서 물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지만 인력 채용에 한계가 따라 선뜻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해남송지영농조합에는 현재 22명이 일하고 있지만 농번기에는 일손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해남송지영농조합은 크기가 작거나 상처가 나 학교급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농산물이나 제철 농산물을 이용한 음료(즙) 생산으로 판로도 넓히고 있다. 제주에서 매입한 당근의 일부가 너무 작아 당근주소로 생산·판매했으며 6월에는 해남에서 생산되는 옥수수를 활용한 가공음료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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