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칩 특허출원하고 출시
스낵으로 먹거나 뜨거운 물에 15초면 '죽'변신
2년간 우여곡절 과정 거쳐 제2의 성공신화 도전
단호박칩·와사비칩 등 시리즈 제품도 생산 계획

▲포장을 마친 '해남고구마칩'을 작업자들이 택배 배송을 위해 옮기고 있다.
▲포장을 마친 '해남고구마칩'을 작업자들이 택배 배송을 위해 옮기고 있다.
▲45g들이 고구마칩.
▲45g들이 고구마칩.
▲김남일 대표
▲김남일 대표

과자와 죽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가공식품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해남에서 탄생했다.

땅끝식품특화단지에 입주한 여성기업인 '해남달콤한자연식품'(대표 김남일·49)이 2년간 연구개발을 마치고 '해남고구마칩'을 지난달 출시하며 고구마말랭이를 넘어서는 제2의 성공 신화에 도전한 것이다.

'해남달콤한자연'은 출시에 앞서 지난 3월 말 '스낵 및 죽으로 이용 가능한 고구마 누룽지 칩 및 그 제조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을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다양한 고구마 스낵이나 고구마죽이 나왔으나 하나의 제품이 스낵과 죽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가공식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허 등록은 내년 말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남고구마칩'은 화산의 고구마 90%와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의 가바쌀 10%의 비율로 압축해 만들어진다. 고구마칩은 일반적으로 유탕과정(기름에 튀김)을 거쳐 기름 맛이 나지만 해남고구마칩은 첨가제 없이 압축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낸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15초 정도 지나면 흔들지 않아도 죽으로 만들어진다. 과자로 먹거나 죽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이 만들어지는 데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존 제품인 한끼누룽지에다 고구마를 발라서 만들면 속은 말랑말랑하지만 시커멓게 타곤 했다. 원료의 타는 온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개발과정에서 버린 양도 1톤 트럭 3대분이나 된다. 고구마 껍질을 유지한 채 시도를 했으나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 이런 숱한 실패를 거쳐 나온 게 해남고구마칩이다.

고구마칩이 죽이 되는 사실도 우연히 알게 됐다. 커피를 마시다 잘못해 떨어진 과자가 자연스럽게 풀어져 죽이 된 것이다. 첨가제가 있었다면 죽이 안됐거나 오래 걸렸다는 것이다.

개발과정에서 해남군 유통지원과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해남의 특산품인 고구마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가공식품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시식하며 품평회도 가진 것이다.

김남일 대표는 "맘카페나 여러 조사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다"면서 "과자로 먹거나 따뜻한 물만 있으면 어디서나 어린이나 요양원의 어르신들이 영양죽으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해남고구마칩은 콜라보(기업간 협업) 형태의 제조와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땅끝황토친환경이 유기농 가바쌀을 공급하며 OEM(주문자상표) 방식으로 판매하고, 피낭시에도 판매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 출발 단계이지만 온라인 판매나 SNS 등으로 홍보하며 개당(45g들이) 2000~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고구마칩 시리즈도 구상하고 있다. 일본의 와사비를 추가하거나 불닭 맛을 만들고 해남에서 생산되는 단호박칩, 밤호박칩 등도 축적된 기술로 제품화할 계획이다.

'해남달콤한자연'은 마산 출신으로 서울에서 의류 사업을 하다 13년 전 귀농한 여성 기업인 김남일 대표가 송지에 설립한 회사이다.

첫 제품인 고구마말랭이는 대박을 터뜨렸다. 2013년 마산의 땅끝식품특화단지로 이전하면서 연 매출 규모가 18억 원 정도에 이른다.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이 제품은 전국에서 최상위 수준을 유지해나가고 있으며, 여기에 들어가는 고구마도 연간 600톤에 달한다. 고구마말랭이에 이어 아이스군고구마, 한끼누룽지를 생산해오고 있으며, 이번 고구마칩이 4번째 개발제품이다.

김 대표는 "해남에서 생산되는 고구마와 쌀의 품질이 최상급이어서 자부심을 갖고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공품에 대한 개인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 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해남에서 생산된 농산물뿐 아니라 특산품으로 가공한 제품에 대해서도 해남군의 브랜드 로고를 사용할 수 있으면 해남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데 그러질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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