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의(해남교육지원청 장학사)

해남에는 학생 수는 많지 않지만 저마다의 알찬 교육과정으로 꾸려가는 아름다운 작은학교가 많이 있다. 작은학교는 학생 개별적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 타고난 개성과 재능을 발현시키며, 자연 친화적 생태교육으로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고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을 몸으로 익힐 수 있다.

지난해 68%이던 해남지역 작은학교 비율이 올해는 74%로 높아졌다. 전체 초·중 31개 학교 가운데 23개교가 교육부 통폐합 권고 기준인 학생 수 60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학교는 지난해 21개교이었지만 올해는 2개교가 더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의 하나는 지역소멸위기이다. 그만큼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알고 있으나 직접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해남교육지원청에서는 지난 3월 28일부터 이틀간 관내 초·중학교 교장 20명을 대상으로 경남 남해군(고현초, 도마초) 일원에서 해남 면 단위 작은학교 특색교육과정 운영 방법 모색을 위한 '2023 작은학교 살리기 선진지 시찰' 연수를 실시했다. 그리고 오는 9일 오후 6시 20분부터 해남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제2회 면 단위 작은학교로 유학 가자!' 홍보의 날을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읍내 과밀학급 속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적 변화를 희망하는 학부모 또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생태교육을 체험하며 교사와 학생 간 그리고 학생과 학생 간 긍정적 상호 관계를 맺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또 아이들이 공동체적 삶을 배우며 살아가길 꿈꾸는 학부모들에게 학생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작은학교를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는 기회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면 단위 작은학교 16개 학교가 홍보부스를 마련해 자신들만의 특색교육과정을 알릴 예정이어서 작은학교의 장점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험부스와 간식 등의 나눔부스도 마련돼 교육공동체가 하나되는 모습도 연출된다.

이번 작은학교 홍보의 날 행사에서는 면 단위 작은학교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를 대상으로 '동네 한바퀴 프로그램' 신청서를 받아 이들이 직접 해당 학교를 방문해 학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한 달 이내의 교환학습으로 학생이 직접 작은학교 교육과정을 경험하는 기회도 제공하며 이후 학교와 심층 상담을 통해 면 단위 작은학교로 유학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남읍 뿐만 아니라 작은학교의 교육력 강화로 면 단위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우리 해남의 교육 불균형 해소와 균형 있는 발전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면 단위 작은학교와 더불어 읍 지역의 학교가 조화롭게 상생하며 활성화될 때 해남의 미래는 더욱 밝다고 할 것이다.

이번 행사에 많은 학부모의 참석으로 실질적인 효과가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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