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명 창업해 일자리 창출·인구 유입 성과
초기 사업자 중 절반은 휴폐업해 아쉬움
5년 이상 추가지원·판로확대 연계도 필요

해남군이 청년의 지역정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해남형 청년창업 지원사업이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51명이 창업에 성공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초기 사업자 중 절반이 휴폐업하는 등 보완책 마련은 숙제로 남고 있다.

해남군은 해남YMCA를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해 지난 2019년부터 만 49세 이하 청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최대 3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컨설팅과 멘토링을 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5년 동안 국비와 군비를 투입해 올해까지 51명의 청년이 창업에 성공했는데 정부에서 사업비를 전액 삭감했던 2021년에는 해남군이 자체 사업으로 13명을 선정해 지원했다. 올해도 2명분만 국비로 지원되자 군이 자체 사업비를 투입해 대상자를 7명으로 확대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창업자 중 절반 정도가 타지에서 유입된 청년들로 인구 유입 효과는 물론 식당과 카페, 미용, 공연, 농수축 유통, 공예, 학원, 애견테마파크, 심리상담 등으로 영역이 확대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해남 썬팅을 창업한 이희영(42) 씨는 "창업 초기에 수입이 바로 나지 않기 때문에 사업 유지와 홍보가 중요한데, 사업비를 지원받아 매장홍보나 자재 구입비로 활용하며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산에서 화신공방을 창업한 김혁신(41) 씨는 "명인인 아버지를 이어 옥공예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데 배우는 데 8년이 걸리다 보니 창업이 어려운데 해남군의 지원사업으로 사무실과 작업장을 갖출 수 있게 돼 대를 잇는 가업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청년 창업자들이 지원사업을 통해 임대료 부담을 더는 등 사업장 유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

성과도 많았지만 숙제도 안고 있다. 받은 지원금을 반납하지 않기 위해서는 2년 동안 사업장을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의무 기간을 채운 상태에서 현재도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청년은 18명 가운데 10명으로 55%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휴폐업을 했다. 창업 후 성공으로 이어지기가 힘들기 때문에 50%라는 비율도 높은 건 사실이지만 이 사업이 단순히 창업을 해보라고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청년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사업인만큼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원금 사용처도 크게 홍보비와 자재구입, 인테리어비용, 임차료로 구분되는데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보니 개인 자산이 될 수 있는 곳에는 사용할 수 없어 실제 도움이 되는 곳에 활용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청년 창업자는 "창업 형태별로 상황이 달라 이를 감안해야 하는데 창고 짓는 것이나 진열장 구입도 안 되고, 특히 매장이나 제품을 SNS로 홍보하기 위해 카메라와 노트북도 필요하지만 전자기기 구매도 안 되는 등 예산 사용에 제약이 있어 자칫 광고비로만 사용하고 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은 "한꺼번에 지원금을 주기보다는 연차별로 나눠서 꾸준히 주거나, 5년 이상 유지 사업장에는 추가로 지원금을 주는 등 창업을 통해 실제 정착에 성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금 지급 방법에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부에서는 청년 창업에 지원금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남군 홈페이지에 해남청년 창업자라는 공간을 통해 홍보를 해주거나, 판로 확대를 위해 연계사업을 추진하는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추가 대책 마련에도 나서줄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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