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좀 생각해 다오
 이 봄이 가기 전에
 옷깃을 잡아끌며 발길 막는 제비꽃
 결고운 봄 바람에 가쁜 숨만 몰아 쉰다
 
 짓밟혔던 고난은 뿌리 끝에 숨겨 두고
 무언가 잡으려고 가녀린 손 휘젓지만
 사랑은 그만만큼 멀리 있어 슬프다
 
 씨름꽃 앉은뱅이꽃 장수꽃에 오랑캐꽃
 이름은 풍성해도 영혼은 가난하고
 보랏빛
 타는 입술에
 씹힐듯한 한이여!

  시인  천 병 국
· 화산면 부길리 갑길마을 출생
· 국립공주사범대학 국문과 졸업
· 한국문인협회 해남군지부장 역임 (원로회원)
· 한국수필학회 회원
· 시조집 '귀로 맡는 향기', '북간도의 민들레'
  수필집 '홍소'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