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랑 기자
김해랑 기자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201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0일 해남과 대전에서 2명의 수험생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연일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경쟁으로 내몰린 수많은 수험생들이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충족시킬 수 없다는 현실을 비관해 불안에 떨다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A군은 왜 죽음의 길로 들어서야만 했을까? 유서도 남길 수 없을 만큼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무엇일까? 어느 누구도 그 학생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던 것일까?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5~19세 청소년들의 자살은 매우 심각하다. 이들의 사망원인 가운데 28.2%가 자살이라고 한다. 3명 가운데 한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다.

특히 15~19세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성적, 진학문제'가 53.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어 가정불화(12.6%), 외로움·고독(11.2%), 경제적 어려움(10.5%) 등이 있다. 일부는 정신적으로 나약한 학생들이 자살한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자살하지 않는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수험생들의 잇따른 자살 현상은 대한민국의 입시위주의 교육과 대학서열화 등 제도로 인한 학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학교 교육방식 등에 따른 사실상 타살이라 할 수 있다.

해남지역에서는 서울대, 연대, 고대 등 명문대를 비롯한 의대, 한의학과 등에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학생들의 적성과 특기를 살리는 교육이 중요시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명문대 진학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A군은 수능을 치르기 전부터 주변 친구들에게 자살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자살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당시 또래 친구들도 코앞으로 닥친 수능에 몰두하고 있어 A군의 이야기를 흘려들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지역 내에서 청소년 상담관련 제도 및 시설도 적극적으로 운영해 청소년들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른들은 어른의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음주가무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그만이지만 지역 내 학생들이 언제든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장소 및 문화양식 등이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 학교교육의 올바른 방향, 지역사회의 시설 및 제도적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이상 이번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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