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휴가철과 여름방학을 앞두고 땅끝해남에서 국토순례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전국 200여개 대학에서 참가한 청년희망 YGK 국토순례단이 발대식을 갖고 22박23일의 국토대장정에 올랐다.

해남군에 따르면 올해에도 6000여명이 국토순례길에 나설 계획이라 한다. 이제 땅끝해남은 명실상부한 '국토순례의 시발지'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그러나 도로 위를 걷는 국토순례단의 모습이 가끔 위태롭게 느껴진다. 대부분 차도를 걸어야하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래도 다수가 참가하는 국토순례단은 깃발과 안전요원들의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시야에서 쉽게 발견된다. 문제는 개별적으로 국토순례에 참가하는 경우다. 때로는 아찔한 순간이 목격되기도 한다. 특히 자전거를 이용한 순례단의 경우 더욱 위험하다.

지난 7일 새벽에는 자전거를 끌며 걷던 관광객이 술을 마신 뒤 운전하던 군청 공무원의 차에 치어 부상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음주운전과 과속운전은 국토순례객들에게 국토대장정 성지인 땅끝해남의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심어주게 된다. 특정지역을 찾는 순례객이나 관광객들에게는 지역민들의 사소한 언행이 일생동안 잊지 못할 추억대신 악몽으로 자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남도의 인심은 표주박에 담긴 시원한 우물물 한모금에서 시작됐다. 순례객과 관광객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일은 민·관이 따로 없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도로 위를 걷기 시작하는 순례객들을 만나면 자동차는 서행하고 마을 동구밖에서는 따뜻한 격려의 말한마디와 시원한 우물물 한 잔을 건네는 배려가 필요하다.

땅끝해남의 좋은 이미지와 추억을 영원토록 간직하도록 다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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