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섭(본사 초대 대표이사)

김창섭(본사 초대 대표이사)
김창섭(본사 초대 대표이사)
애석하고 슬픕니다. 순서가 뒤바뀐 추도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白夜 '하얀밤'. 언젠가 사구포 해변 우리집에서 달밤에 바다를 내려 보면서 둘이서 취연에 젖어 내가 하는 말이 친구 광훈이를 '白夜야'라고 부른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한마디로 하얀밤 같은 천사였지요.

왜 새끼들하고 돈이 필요하지 않았겠습니까만 탐욕하지 않았고 나쁜 행동은 미워했지만 사람을 미워할줄 몰랐고 어느 누구에게도 가시 돋힌 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천사였습니다. 다만 약하고 없는 자의 삶을 염려했고 민족화합과 조국통일, 외세배척에 깊이 고민했었습니다.

지난 2006년 10월 16일 가을날 소포가 와서 뜯어 보았더니 그 첫장에 '자랑스런 멋쟁이 김창섭 형님께 드립니다.' 그리고 끝에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해남의 가을날 서울에서 정광훈 드림'이란 인사말과 함께 책 한권이 있었습니다.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 라틴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에서 소외된 사회계층, 빈민촌, 토착민중을 위하고 외세를 배격한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정치성공담이 담긴 책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당쟁역사의 노론이 변하여 친일세력, 친일세력이 변한 건국 이후 가진자들의 돈놀음 잔치를 우리는 자유선거라는 제도속에서 지금까지 박수만 치고 살아왔습니다.

반대로 개혁을 꿈꾸던 민족주의 애국자들은 어느 유배지나 형장에서 또는 투쟁 현장에서 어떤 죄명으로 죽어갔으며 그 후손들은 처참히 연명하며 살아야 했던 오늘의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정치의 최대 목표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고 불만없이 사는 것 일진대 조국통일을 저해하고 망치는 집단은 잘 누리고 살고 반대로 민족을 통일하여 기분좋게 하나로 잘 살자는 사람은 못 살 뿐입니다.

성서는 의롭게 살면 복이 있다고 했는데 당신은 의로운 삶을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저희는 오늘 너무나 고달프게 살아 편히 좀 쉬러 가신 님 고이 보내 드리고 그 뜻을 되새겨 이어갈 것을 다짐함이 고인을 위한 최소한의 작은 예의가 될 것임을 생각하고 부질없는 말이 혹시 족적에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삼가 친구가 몇마디 새겼습니다.

해남의 초여름 밤에 당신의 영정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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