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식목철이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날씨 탓으로 여기저기서 제철 만난 듯 식목작업이 한창이다. 식목일 다음날인 지난 6일 송지면 달마산 200m 높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한다. 산림청이 달마산 중턱에 3.4km의 임도를 개설하면서 며칠전부터 대형 굴삭기를 동원, 달마산 허리를 800m정도 잘라버리고 300m를 벌목해 버린 것이다.

뒤늦게 미황사 스님들의 강력한 항의로 작업이 중단됐지만 이미 천년 역사길 800m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 길은 땅끝사람들이 미황사와 현산면 월송장터를 가기 위해 천년전부터 만들어진 옛길이다. 해남군의 옛길복원사업도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다. 아무리 국유림이고 관리주체인 산림청에서 시행하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해남군이 수수방관할 사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개인소유 산림이라 하더라도 관행도로의 경우 사적재산권을 행사하는데 한계가 있다. 오히려 산림청과 지자체가 더 잘 알고 있으며 민원갈등을 해결하는데 원용하고 있지 않는가. 더구나 제주 올레길 열풍으로 800m의 천년 역사길은 온 국민들의 길이자 국가자원인 것이다.

산림청은 경제림 조성과 산불진화를 위해 작업임도를 조성하면서 노폭을 3m로 줄이고 비포장으로 개설, 오직 간벌 등 숲가꾸기에만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사전 설명을 마쳤다고 하지만 국가명승지이자 전국민들이 즐겨 찾고 템플스테이 등 전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미황사측에는 단한마디 설명이나 사전통보를 하지 않았다 한다.

과연 이곳이 경제림조성을 위해 임도 개설이 우선해야 하는지, 천년 역사길로 지속가능한 이용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산림의 막개발은 되돌릴 수 없음을 산림당국은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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