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해남고 교사)

이정식(해남고 교사)
이정식(해남고 교사)
벚꽃이 기다려지는 봄이다. 드디어 해남신문이 지령 1000호를 넘어 1001호를 펴내는 것을 보면서, 꿈을 품고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떠오른다. 1998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1000마리가 아닌 1001마리의 소를 끌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 큰 미래를 꿈꾸는 '+1'의 의미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발적 사고의 탁월함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것은 이 봄이 우리 모두에게 남다른 봄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이나 해남신문이 우리 주위에 넘쳐나는 '+1'의 의미를 고뇌하고 각오를 다지는 것을 보고 싶다.

학교에 새내기들이 들어오니 분위기가 밝아졌다. 아직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어딘지 어색해 보이지만 대단한 각오를 품어 기대에 부풀어 보인다. 항상 새학기에는 희망이 있고 각오가 있어 기분이 좋다.

교육은 학생의 발전 가능성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가능성은 다양한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얻는다. 따라서 학교는 다양한 실패도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고 실험과 도전이 용광로처럼 끓어올라야 한다. 그런 학교가 좋은 학교이고, 도전하고 실험정신이 충만한 학생이 진정한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회가 민주화되고 풍요로워지면서 도전과 실험정신보다 '성공 모델'을 답습하는 것이 옳은 길이 생각하는 것 같다. 오로지 '성공 모델'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실수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사회가 학생을 순응자로 길들인다. 그래서 모델에 따라 성공하는 학생은 극소수인데도 전국 대부분 학생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고, 시간 내서 학원에도 다녀야 한다. 학생이나 부모 모두 죽을 맛이다.

아마도 그런 '성공 모델'로 교육된 학생이 사회에 배출되면서 지금과 같은 사회 문제를 만들지 않았을까? 도전도 실험정신도 부족한 젊은이들의 문제는 학교 교육의 연장선일 것이다.

하지만 싱그러운 봄바람 부는 지금,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사고하면 혁신이 가능함을 알아야 한다.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는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의 책 제목이 생각난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열심히 하면 지금보다 조금 잘하는 것도 어렵지만,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사용하면 큰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글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새로운 접근법으로 공부한 학생이 어느 시점에서 퀀텀 리프(Quantum Leap: 폭발적 발전)를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학생을 보면서 Quantum Leap는 도전과 실험정신으로부터 시작되며, 5%가 아니라 30%의 발전은 그런 과정으로 성취됨을 확인하게 된다.

성공하려면 성공한 사람의 정신, 습관, 구체적인 방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성공하는 사람의 공통점으로 Bain & Company 이성용 대표는 'Business Skill'에서 성공의 방법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외무부 장관의 강연을 듣고 자기의 인생 목표를 정했다. 학생은 결정적 계기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며, 학교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둘째는 누구나 어떤 것이든지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런데 일찍 시작해야 한다. 만약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셋째 노력, 노력, 또 노력밖에 없다. 꾸준히 노력하지 않고 되는 일이 없다. 이 세 가지 원리는 단순하고 쉽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항상 진리는 평범하고 가까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봄볕 따뜻한 교정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도전과 실험정신이 충만한 학교에서 결정적 계기를 만들고 지금 당장 노력하여 폭발적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학생이 넘쳐나는 학교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