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임낙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임낙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사람들은 세계적 환경도시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Freiburg)를 말한다. 인류가 직면한 환경과 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고뇌할 때, 사람들은 이 도시의 사례를 들곤 한다.
독일 남쪽에 위치한 인구 22만의 작은 도시, 프라이부르크는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환경수도(Green Capital)'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이 도시에 각국의 전문가, 행정가, 환경단체 등의 방문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인들의 방문이 계속되자 시 측에서는 그들의 홈페이지에 '프라이부르크 환경정책'을 한국말로 소개하는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이 도시는 자전거와 대중교통이 최우선이고 자가용이 오히려 불편하다. 도시건물, 공공청사나 개인빌딩 혹은 주택가에의 지붕에는 태양광집열판이, 도시 외곽 구릉지역에는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인근 신규택지에는 태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자립하는 택지로 개발되어 있다. 도심을 흐르는 하천은 1급수를 유지하고 있고, 그 물을 도심으로 끌어들인 도랑 같은  물길이 볼 수 있다.

도시는 공원녹지가 풍성하고, 도시 배후에는 독일 최대의 인공 숲인 '흑림지대(Schwarzwald, 우거진 숲이 검게 보인다고 그렇게 부름)' 또한 독일의 자랑거리다. 태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환경산업이 융성하여 이 분야에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들만 해도 수 천 명이다. 그래서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의 도시' '물의 도시' '자전거의 도시' '숲의 도시'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그래서 이 도시를 벤치마킹하고자 각국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 작은 도시가 세계적인 '환경도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시민과 전문가, 시와 의회 등 도시공동체의 30여 년 동안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고, 환경도시 만들기는 핵발전소 반대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70년대 중반 독일 연방정부와는 프라이부르크 인근 30Km 근방의 라인강변에 핵발전소건설을 확정했고, 시민들이 대대적인 반핵운동에 나섰다. 독일정부의 건설강행의 의지가 강했고, 시민들의 반대운동도 격렬하게 이어졌다. 핵발전소 논란은 80년대까지 이어졌고, 독일 전역으로 확산되기도 했으며, 결국 86년 체르노빌 핵 참사이후 연방정부는 이곳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이, 도시공동체가 승리한 것이다. 시행정과 의회는 적극적인 환경정책으로 승화시켜 '반핵운동 승리의 힘을 환경생태계보전과 에너지전환의 창조적인 도시발전'의 에너지로 승화 발전시켜나갔고, 시민들이 적극 참여했다.

핵에너지나 화석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태양에너지 및 후일 기후보호 도시구상이 구체화되고, 이를 위한 도시계획과 교통, 건축, 물관리, 녹지생태계관리가 수립하고 시행해왔다.

그 결과 오늘과 같이 세계인들이 인정해주는 환경수도가 탄생한 것이다. 지금도 그들은 그들이 획득한 '환경수도'의 지위를 지켜나가고자 다양한 기후 환경 녹지 생태계 정책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해남 핵발전소 유치에 대해 해남군의회와 해남군수의 입장이 '건설반대'로 모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최종적인 결론이 어떻게 날 것인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해남공동체의 노력이 정부의 핵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의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프라이부르크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이렇게 모아진 공동체적인 힘을 창조적인 해남발전의 전기가 되도록 군 당국과 의회 그리고 군민들이 심사숙고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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