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미(해남사랑청년회)

최선미(해남사랑청년회)
최선미(해남사랑청년회)

기업이 물건을 팔려면 상품의 특성과 기능, 장점과 가격 등을 세세히 설명하고 A/S, 구입시 할부조건까지 입이 닳도록 설명 또 설명에 사정사정까지 한다. 그래도 소비자는 의심하고 따져보고 고민한다. 기업은 이윤이 목적이라 늘 허풍이 많기 마련이라서 과장과 허풍은 없는지, 막상 구입하면 엉뚱한 문제가 있지는 않을지, 물어보고 또 물어보면 생산기업은 그 때마다 몇 번이고 대답해준다. 요즘은 인터넷 사용 후기까지 꼼꼼히 검토하며 어렵게 결정하지만 구입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한수원은 정반대다. 아무것도 설명해주지도 않고 물어도 대답도 안해주고, 알아서 돈많이 끼워 줄 테이니 사라고만 한다. (일단 구매해버리면 천년 만년 물려줄 방법이없다. 어디에 내다 버릴수도 없다.) 알아보는 것도 너희가, 나중에 발생할 문제도 너희가 떠안으라 한다. 돈 몇 푼 흘려주면 정신없이 갈라져서 서로 싸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웃기지 마라. 해남은 그런 곳이 아니다. 핵발전소 팔아먹으려는 장난임을 이미 알만큼 안다. 돈 몇 푼에 해남의 미래인 농수산업과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바꿔먹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 그대들의 은밀한 선전대로 핵발전소가 안전하다면 인구 많고 전력 많이 필요한 서울에다 파시라. 수산인구 적은 한강변이 최적이다. 이미 여러 차례 핵발전소를 막아내면서 우리는 다 알았다. 한수원의 속셈은 뻔하다. 말을 하면 할수록, 질문에 대답할수록 핵발전소가 치명적으로 위험하고 지역의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질 게 겁나는 거다. 사실이 더 알려지기 전에, 군민들이 온전하게 판단하기 전에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다급하다"는 둥 호들갑을 떨며 끔찍한 물건(핵발전소)만 떠맡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한수원이 쎄긴 쎈 모양이다. 일언반구없이 8만군민을 공문 한 장을 미끼로 가지고 놀다니. 해남군의 상급단체인 전남도나 행정자치부도 이렇게는 안한다. 한전이라는 공기업의 한 자회사에 불과한 기업이 지방자치권을 부정하고 돈 몇푼으로 군민들을 분열시키려 하다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대접을 받고 군수님은 자존심도 상하지 않는가? 당장 반려하고 "이건 쫌 심하네요" 한마디 덧붙여야 하지 않는가.

한수원은 공식적으론 말을 안하고 입 다물면서 뒷말을 흘린다. 해남에서 요청이 있었다는 애매한 뒷말. 그 뒷말이 맞다면 그 사람은 누구인가. 누구 맘대로 한수원에 핵발전소를 요청했단 말인가? 찬반 여부를 떠나서도 이건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군민 너희들은 우매해서 뭘 모르고 나만 똑똑하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숨어서 하는 일은 대개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할 때다. 정치적 이익, 몰래 흘러들어올 지 모르는 이익을 계산하면서 숨어서 핵발전소를 유치하려는 이에게 말한다. "똑똑한 줄은 알겠는데 군민들을 웬만히 무시하세요. 기분 나뻐요. 그리고 우린 깨끗한 해남 땅에 언제까지고 살고 싶단 말이에요. 청정해남을 지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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