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을 만져본다

땅끝꿈길걷기에 동행한 참가객들이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는 중리마을에서 잠시 머무르고 있다.
땅끝꿈길걷기에 동행한 참가객들이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는 중리마을에서 잠시 머무르고 있다.

지난 24일 땅끝에서 봄을 만끽하는 걷기 행사가 열렸다.

해남 민예총(이병채 지부장)이 주관한 '땅끝 꿈길 걷기'행사가 그것으로, 봄이 가장 먼저 와 있는 땅끝마을에서 첫 발을 내딛어 600여 그루의 아름드리 해송림이 있는 송호마을,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난 중리 마늘 밭을 지나 신비로운 속살을 드러내는 대섬 길에 이르는 약 10km의 도로를 5시간여 동안 걸으며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단순히 걷는 것에서 벗어나 걷는 중간에 춤꾼과 노래꾼, 이야기꾼을 통해 해남의 춤과 노래와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는 점.

땅끝관광문화권 이점 활용을 강조한 이병채 지부장은 "옛길과 해남을 찾는 관광객들이 해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가칭 '해남 땅끝 꿈길을 걷는 사람들'이란 모임을 만들 계획이며, 민예총의 다양한 문화대중사업을 통해 해남문화 알리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라남도가 오는 2017년까지 정약용 남도 유배길과 갯길 6천리 등 19개 주제의 걷기 좋은 남도 길을 발굴하고 있는 가운데 해남군에서는 10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미황사의 옛길을 비롯한 땅끝의 아름다운 해변길을 따라 오솔길로 이어지는 '땅끝 꿈길'을 복원, 도보여행이 가능한 해남 순례길 만들기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회원들은 "역사와 문화의 옛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주제가 있는 길을 지속적으로 발굴 복원해 나가야 한다"면서 "관계기관에서는 역사문화생태탐방로를 개발하고 탐방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휴게시설과 안내표지판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 국토순례 1번지로서 해남의 면모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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