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스님(동국대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여연스님(동국대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여연스님(동국대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 교수)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왔어도 봄같이 않다는 옛글이 어쩜 그리도 올 같은 봄을 두고 한 말인가.
 
봄이 지나도 한참 지나 곡우가 어제이고 여기 저기 깊은 산 낮은 골에 어지러이 꽃은 피고 새가 울어도 신명나지 않은 봄, 날씨는 오락가락 연일 궂고 게다가 엄습한 추위마저 우리의 마음을 주눅들게 한다.

벼락치듯 갑자기 두동강 난 천안함 사건은 매일 온 나라를 도배하다시피 보도해도 어느것 하나 뚜렷한 진상하나 밝혀내지 못하고 갈수록 미궁이고 늪처럼 음습하기만 하다. 오히려 보수 언론들은 북풍을 조작하는 낌새마저 느껴지며, 극우 정치인들의 말의 행간 속에 광폭의 메카시즘의 조짐이 보여진다. 벌써부터 군비증강의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 체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갈수록 비극이다.

이보다 더 한심하고 심각한 것은 지금 우리 땅에서 횡행되고 있는 정치판이다.
한나라당은 본래 그런 집안이니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이라고 하는 야권, 그야말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안 세력이라고 믿고 있는 그들의 후보 경선의 진흙탕 싸움은 부끄러움을 넘어, 흉측하고 실망스럽다.

이런 정치 현실을 두고, 오직하면 KBS 前 사장을 역임한 정연주씨는 '괴물'이라는 컬럼을 달았을까.
"당선이 보장된 호남에서 제 패거리나 챙기며 더러운 욕망에 갇혀 있는 민주당 일부의 모습은 괴물스럽다고 말이다."

광주 전남에서 시작한 공천 개혁으로 전국적인 바람을 일으켜 6·2 지방 선거를 2012년 정권 교체의 교두보로 삼겠다던 민주당의 전략은 그야말로 허구이고 남도의 민심을 우롱하는 한심한 작태가 되고 말았다.

그로인한 허탈한 배신감과 절망감, 민심의 이탈, 민주당에 걸었던 실낱같은 희망은 다른 지역으로 파장되어 위기감이 든다.

民心은 곧 天心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서 조차, 민중의 마음이 이탈되면 민주당 그들은 어느 땅에 정권 교체의 대안, 희망을 주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런 판에 또다시 우리 지역, 해남 땅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반복되어 벌어지고 말았다. 이름조차 거명하기 부끄러운 지난 세대의 정치인들, 두 명의 국회의원과 두 명의 군수가 번갈아 가며 뇌물사건, 정치적 거래로 중도하차 하였다.

더러운 거래와 정치적 담합으로 이 지역의 명예를 훼손, 실추시켰던 것이 엊그제인데 급기야 또다시 현역 군수가 뇌물 수수로 서울 경찰청 특수부에 체포되어 갔다.

구속 有無에 상관없이 이 현실 작태가 충격적이다.
바로 전날 민주당 공천으로 군수 후보에 확정된 사람이니 말해서 무엇 하랴.

바로 후보 사퇴를 하여 다시 민주당 공천 심사가 진행될 상황이다. 다시 이어지는 후보 경선 심사가 민주중앙당, 시·도당의 무능력 현역 국회의원이 지역 민심을 읽지 못한 무감각이 또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민주당이 뭇매를 맞고, 질타를 당하는 것은 민주당의 공천 심사의 무원칙 때문이다. 공천 개혁의 화두로 제시한 시민배심공천제 배제, 일관성 없는 선정 적용 방식에 기인한 방식인 만큼, 아무리 급박하여도 郡民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로 청렴한 후보,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후보를 선정하여 다시는 이 지역에 부끄러운 작태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봄이 봄 같아야 살맛이 나듯이 우리 지역의 정치판이 모처럼 복사꽃이 피듯이 환해졌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