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재(오성재치과의원 원장)

오성재(오성재치과의원 원장)
오성재(오성재치과의원 원장)

남태평양 상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좀 떨어진 곳에 피지와 사모아 섬 근처에 투발루라는 조그만 나라가 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이곳은 조그마한 섬 아홉 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면적은 약26제곱킬로미터이고 1만여 명의 원주민이 사는 나라이다.

수세기 동안 코코야자나무와 산호초로 둘러싸여 남태평양의 낙원으로 불렸던 이곳에 변화가 찾아왔다.

빙하가 녹고 대양이 따뜻해질수록 해수면도 올라가 점차 섬이 잠기게 되는, 아무도 원하지 않던 자연의 불청객이 찾아 온 것이다. 이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등에 의한 지구온난화현상으로 투발루 정치지도자들은 유엔과 선진국 정부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달라고 간청했지만 거짓약속에 배신만 당하고 투발루 국민들과 함께 매년 높아진 해수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 투발루를 비롯한 인근 섬 주민들은 십년 내지 이십년 안에 남의 나라로 이주해서 문화도 뿌리도 없이 사느냐, 아니면 선조의 땅에서 남아 죽느냐 하는 선택만이 남아있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화석연료의 사용과 무분별한 삼림자원의 파괴로 인한 토지 이용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음식물이 부패하거나 소나 돼지 닭 등의 대규모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발생량은 적으나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배의 온실효과를 나타낸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소비와 대량생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주 에너지원인 화석연료의 급속한 사용증가로 그만큼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의 발생량은 증가해 왔으며 그에 따라 지구의 온도도 올라가게 된 것이다. 몇 해 전 동남아 일대에서 발생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미국에서 일어난 허리케인 카트리나, 중국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가뭄이나 폭설, 유럽에서 발생하는 대홍수 등이 과연 천재지변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지.

우리나라에도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겨울에 가공할 추위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극지 연구원 김성종씨의 말대로 30년 만에 대한파가 오지 않았는가.
오로지 하나뿐인 지구,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가야할 이 땅에 지구의 온도를 더 이상 올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먼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가까운 거리 걷기운동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 겨울철이나 여름철 적정한 냉난방 온도를 유지하는 것, 물이나 전기를 아끼며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 하는 것, 탄소포인트 제도에 참여하는 것,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나 물품을 구매함으로써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일 등이 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불편한 일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익을 위해서는 지구 어디라도 뚫고 뜯어내고 베어내 버리는 자본의 괴물적 속성 앞에서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말 그대로 조족지혈에 그치는 건 아닌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과 자연을 끝없이 파괴하는 이 세상에서 지구온도계를 더 이상 올리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지난 2월 2일은 세계 습지 보존의 날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을 갈아 업고 시멘트덩이를 쌓아올려 우리의 강과 배후습지를 초토화시키는 삽질, 그 녹슨 성장을 당장 그만두고 강은 그대로 흐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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