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아(해남성폭력상담소장)

김수아(해남성폭력상담소장)
김수아(해남성폭력상담소장)
12월이 되면서 여기 저기 작은 모임에서부터 큰 모임까지 잦은 모임 자리가 만들어지고 어느덧 2009년을 정리하고 있다. 거리에 하나 둘씩 켜지는 성탄트리를 보면서 흥겨운 캐롤송과 새하얀 눈을 기다리는 아이 같은 설레는 마음이 되어 보기도 한다.

올해는 신종 플루 때문에 우리에게 유난히 아픔이 많았던 시간들. 예전보다 달력을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반증인 동시에 그만큼 아쉬움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다. 때론 아픔과 기쁨 그 많은 이야기를 넘기던 열한 장 달력 속의 사연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이지만 그래도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묻고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나, 너, 우리에게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 그리고 때론 나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고마움으로 담아 혼자 빙긋이 웃어본다.

그리움으로 묻는 시간 속에서 입가에 머무는 나의 미소는 정신없이 바쁘게 일할 때도 바쁘게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행복한 수고의 웃음이다. 피곤한 저녁이지만 내가 차려주는 밥을 맛있게 먹는 가족이 있었기에 행복했다는 엄마 웃음이고, 속없이 앉아 마구 수다 떨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웃는 것은 이룬 것이 없다 해도 지나 온 그 시간 속에 녹아 있는 행복한 미소가 있었기에 웃어본다.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에 미소는 언제든 달려가 쉴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고, 힘들다고 짜증 부릴 수 있는 사랑하는 남편이 곁에 있다.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는 동료가 있어 오늘을 애써 꾸미지 않아도 이 시간들 속에는 내가 꿈꾸었던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나의 모습이 있기에 웃어 본다.

마지막 한 장의 달력 앞에서 좋았던 일들은 이렇듯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고 조금은 섭섭하고 불편했던 일들은 훌훌 털고 가야할 시간에 무엇보다도 나는 나에게 감사를 보내고 싶다. 힘든 시간도 있었고 부끄러운 시간, 초라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항상 웃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나에게 한 해 동안 정말 수고했다 가슴 두드리며 칭찬해 주고 싶다. 

우리 모두 성탄에 오신 성자 예수님처럼 모든 것을 다 줄 수는 없지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웃어주면 함께 가는 그 길에서 작은 행복에 미소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너털웃음에 12월의 산타가 되어보자.
세상을 비추어주는 성탄의 아름다운 메시지처럼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실수가 있었고 후회가 있었고, 부족함이 있었던 한 해였지만 앞으로 나아갈 내일이 있기에 웃을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힘들고 지쳐 웃음을 잃어버린 고마운 사람들에게 어려웠던 올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 하고 희망찬 201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산타의 인자한 너털웃음에 선물 보따리가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제 내일이면 365일에 새로운 희망이 가득한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모두 다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날들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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