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이고 적당한 경사에 완만한 곡선, 고즈넉함도 제격
책 한권으로 세상여행 떠나요

예전과 달리 일찍 찾아온 가을. 적당한 경사도와 지루하지 않는 곡선의 길인 금쇄동 길은 고요히 초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예전과 달리 일찍 찾아온 가을. 적당한 경사도와 지루하지 않는 곡선의 길인 금쇄동 길은 고요히 초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저녁 기운이 무척 쌀쌀하다. 예전과 다르게 일찍 찾아온 가을. 자연은 한껏 푸른 물을 품은 여름인데 사람의 몸은 가을을 느낀다.

선선한 초가을에 드라이브 코스 또는 산책코스로 금쇄동 임도가 제격이다. 힘들지 않는 적당한 경사도, 지루하지 않는 곡선의 도로,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추천할 만 하다.

금쇄동 임도는 양편에 산을 끼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산 사이에 놓인 길. 아무도 찾는 이 없어 너무도 고요하다. 이 임도의 특징은 양옆의 산이 높지 않아 탁 트인 곳을 걷는 느낌이다. 답답하지 않아 좋고 여유가 느껴져 좋다.

힘들이지 않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을 수 있는 길, 정상 가까이서 바라보는 현산 구시저수지와 만안마을이 초가을 날씨만큼이나 짙푸르다.

금쇄동 길은 최근 해남군이 길을 정비해 놓았다. 자갈길을 걷는 지루함이 있지만 정상 가까이에는 흙길이어서 걷기에 무척 편하다.

금쇄동 길은 지금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산밤이며 도토리가 여물 준비를 하고 있고 나무들은 마지막 향내를 짙게 내뿜으며 가을 색채를 낼 준비에 들어갔다.

볼거리도 참 많다. 소사 군락지와 작은 도토리나무도 정겹지만 고산 윤선도의 체취가 서려 있는 곳이다. 고산은 이곳의 아름다움에 취해 산성을 짓고 22경을 만들었다. 그의 후손들은 이곳에 고산의 묘를 조성했다. 산성과 22경은 지금 풀이 우거져 늦가을에나 찾을 수 있지만 고산의 묘까지는 산책이 가능하다. 정상 조금 못 미친 곳에 이르면 고산의 묘로 향하는 산책로가 널찍이 열려있다. 묘까지는 차량 통행이 어렵고 걸어서 가야 한다.

금쇄동 길과 연결된 등산로도 가볼만 하다. 등산로는 삼산면 목신으로 이어지는데 정상 못 미친 곳에서 연결돼 있다.

현산면 만안리에서 금쇄동 임도 정상까지는 6km. 금쇄동 임도 입구 염소치는 집에서 정상까지는 4km 거리이다. 이 집 앞에 차를 정차해 놓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서 가도 되고 차량을 이용해도 초가을 정취를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금쇄동 길은 조금 늦은 오후에 가면 산책로가 나무그늘에 가려 산책하기에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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