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이 집에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엄마 역할을 해 주는 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산이초 보육교실>
해남군이 집에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엄마 역할을 해 주는 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산이초 보육교실>
방과 후 보육교실 학생·부모 호응
숙제도 하고 미술·영어 수업도

지난 26일 산이초등학교. 수업을 마친 1~2학년 학생들의 발걸음이 집으로 향하지 않고 학교 2층에 마련된 보육교실로 모여든다.

조손, 맞벌이 가정 등 방과 후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학생을 위해 해남군이 학교에서 이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보육교실을 지원하고 있는 것.

1~2학년 16명의 학생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과 후 오후 1시30분부터 3시간여 보육교실에 모여 숙제도 하고 책도 읽는다. 특히 면단위에는 학원이 드물어 미술과 영어, 한문도 배운다.

김환식 교장은 "보육교실은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엄마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며 "방과 후 보육교사가 과제 지도 및 취미, 특기적성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육교실에서는 매일 간식도 제공하며 먹고 싶은 음식을 보육교사와 함께 직접 만들어보는 요리활동과 운동장에서 이어달리기 체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특히 농촌에서는 영농철이면 농사일로 학교를 마친 자녀를 부모가 보살피기 어려워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김현석(1년)군은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모여 놀면서 책도 읽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보육교실에서 마음껏 뛰놀며 꿈을 펼친다.

임숙 보육교사는 "학교가 끝나면 유해환경에 방치되는 아이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학교로 확산돼 아이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11월 2000만원의 설치비를 군내 6개 학교에 지원해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텔레비전과 냉장고, 옷장, 침대 등 시설을 갖춘 보육교실을 꾸몄다. 또한 학교당 매월 200여만원 예산으로 보육교사 인건비와 함께 교육자재와 간식비 등의 운영비를 100% 지원하고 있다.

보육교실은 20여명 내외 학생을 대상으로, 숙제를 돕고 보살피면서 학교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군은 편부, 편모, 조손, 맞벌이 가정 등 방과 후 학생을 집에서 돌보기 어려운 가정이 많은 농촌지역 학교 특성에 따라 학생들에게 복지혜택을 주고자 보육교실을 마련했다. 산이초뿐만 아니라 산이서·현산·송지·북평·황산 초등학교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원 학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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