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남 순<편집국장>

▲ 박 남 순<편집국장>
▲ 박 남 순<편집국장>
신문을 만들면서 독자로부터 문화면 기사 재촉을 꽤 많이 받는다. 문화향수 탓일까. 문화갈증 탓일까. 아니면 정말 본지가 문화정보 전달에 소홀한 것일까.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많이 한다. 어쨌든 다방면의 기사를 균형있게 다뤄야 하는 신문의 기능이나 역할 측면에서 보더라도 독자층이 이를 지적하고, 또 갈구한다면 신문이 제 할 일을 다 못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문화. 인류학에서는 포괄적으로 인간의 삶 자체를 문화로 정의하고 분류한다. 더 쉽게 풀이해 우리가 숨 쉬고 사는 세상이 바로 문화다. 그렇다면 독자가 요구하는, 찾는 문화기사란 과연 무엇인가. 굳이 학술적 이론을 따지기보다 그냥 쉽게 문화예술적 차원의 접근이라 받아들이고 싶다.
 그래. 해남에 그런 문화예술 공연이나 작품을 대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다. 따라서 신문도 다뤄야 할 정보 찾기의 한계에 부딪혀 독자의 요구를 다 채워내지 못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바로 지난 호 본 난 글과 관련, 여러 통의 독자 기별을 받았다. 매화전시회를 다녀온 소회에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격려성, 충고성 등 반응도 여러 층위였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내 글에 대한 관심이라고 받아들이기에 그런 의사전달을 해 온 독자에게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그날 매화 그림에 빠져들었던 게 사실이었고, 최근 광주를 넘나들며 영화 워낭소리, 매그넘사진전까지 열심히 기웃댔다.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해남지역 독자들을 떠올렸다. 전시나 공연은 웬만한 도시에서도 내 기호에 맞는 작품들을 만나기 힘들 때도 많아 딱히 도시라고 수혜의 폭에 만족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은 편인데 그나마 해남에선 영화 한 편 감상도 도시 찾아 나가야 하는 형편 말이다.
 서두가 많이 길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전남도가 지난 9일 올해 정부의  문화예술공모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전남도내 시군별 사업내용을 발표했다. 전남도는 시군별로 신청한 사업 15개 모두가 중앙정부 지원을 확정 받았거나 심사 중에 있어 이번 신청 사업은 한 건도 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중 시군별로는 곡성, 강진, 보성, 신안, 여수, 목포, 진도 등이 포함돼 있다. 사업내용으로 양성평등 문화, 녹차밭 야외상설공연, 문화재활용 체험문화, 공공시설 한옥공간화, 전통시장 활성화, 문화소외지역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등이 눈에 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해남군의 문화예술사업이다. 15개 사업의 지원규모가 17억여 원이라는데 해남의 사업은 보이지 않았다. 전남도 측에 확인 결과 해남은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해남의 문화예술 기준을 따지고, 평가하자는 것은 아니다. 국비를 받아 문화예술분야를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 활용에 해남군이 빠져있다는 아쉬움이었다.
 독자로부터 재촉 받는 문화기사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는 신문사 데스크로서 역할도 다시 곱씹어 봤다.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신문의 할 일이지만 독자가 향유하고자 하는 문화기사란 바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문화예술 관련 정보도 포함한다. 실제로 해남에 그런 행사나 공연들이 많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해남군이 군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혀나가는 문화예술분야 사업 확장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게는 문학 음악 연극 미술 등 장르별로 공연이나 전시행사부터, 나아가 국비나 도비 등 지원 사업을 활용해 군민들에게 문화예술과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장기적으로 이를 문화산업으로 발전, 정착시켜 나가는 정책도 구상해볼 수 있다. 문화예술 활성화, 나아가 문화산업 활성화는 군민들의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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