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면 창리 채종신·정원경씨네

▲ 자연의 기를 가장 잘 받아들인다는 원형을 기본으로 하는 이 흙집은 지붕도 너와양식이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 자연의 기를 가장 잘 받아들인다는 원형을 기본으로 하는 이 흙집은 지붕도 너와양식이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둥근 흙집 지역 최초로 선
짚풀공예품 등 볼거리 풍부

삼산면 창리에서 도토리로 넘어가는 길가에 들어선 둥근 흙집. 모양도 둥그런데다 지붕도 나무껍질로 엮은 너와지붕 양식을 취하고 있어 누구나 한번쯤 둘러보고 싶은 집이다.
 화순에서 첫 선을 보인 둥그런 흙집은 목촌흙집이라 명명한다. 목촌이라는 사람이 개발한 이 흙집은 지금은 여러 지역에서 선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지역에서는 채종신·정원경부부가 처음 시도한 집 모양이다.
 목촌 흙집의 특징은 자연의 기를 가장 잘 받아들인다는 곡선인 원형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재료도 더 자연적이고 인간적 이미지를 주기위해 흙과 짚, 적송, 편백나무만을 사용한다. 건물 스스로 온도조절 및 습도조절을 하기 위해서란다.
 흙과 함께 벽체 소재로 사용된 통나무는 공기가 실내외로 자연스럽게 넘나들도록 해 실내공기를 순환시킨다. 또 40cm로 두껍게 처리한 흙벽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황토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채씨가 말하는 흙집은 완성이 없다.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는 살아있는 건축양식이다. 따라서 완공 후 원하는 형태의 증축을 계속한다. 마루도 하나 더 만들고 건물을 밖으로 늘려 서재도 추가한다. 따라서 이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늘 변화된 집 구조를 보게 된다.
 한국적 아름다움인 황토빛과 적송의 단면이 어우러진 벽면, 검은 태가 흐르는 너와가 이색적으로 다가오는 이 집은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붉은 황토 벽과 조금씩 때를 타기 시작한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어우러져 만든 기하학적 무늬도 볼 만하고 둥근 방과 부엌도 재미있다.
 또 실내에 배치한 책장도 둥근 집에 맞게 제작됐고 서재 한쪽에 자리한 벽난로도 앙증맞다. 짚풀공예사인 집 주인 채씨가 직접 만든 멍석과 댤갈 꾸러미, 소쿠리 등의 장식물도 이 집의 또 하나 볼거리다. 설치미술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짚풀 공예품은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옛 농촌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보는 재미가 쏠쏠한 이 집은 냄새로도 사람을 끌어당긴다. 집 안에 들어선 순간 코를 자극하는 편백나무 향, 냄새에서 상큼함이 느껴진다. 편백나무는 해충도 막아주고 늘 향긋한 향을 제공하기에 이 부부는 실내 나무재료를 소나무와 함께 편백나무를 선택했다.
 채씨는 이 집을 2년 만에 완성했다. 직접 설계하고 공사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했다. 그러나 채씨는 이 집을 완성이라 말하지 않는다.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밖으로 흙을 덧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집 옆에 또 하나의 흙집을 지어 짚풀공예체험장을 만들 꿈도 갖고 있다.  
 답답한 아파트가 싫어 목촌 흙집에 도전한 이들 부부는 아이들도 건강하게 마음껏 뛰놀 수 있어 이 집이 더욱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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