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훈 진보연대 공동대표

아스팔트 농사꾼, 다운다운 WTO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한국농민운동, 민중운동의 대부로 여겨지는 해남사람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WTO 반대, 한미 FTA 반대의 현장엔 항상 그가 있다.

그는 WTO, FTA반대 해외투쟁 과정에서 '다운다운 WTO'라는 구호를 만들어 미국·브라질·멕시코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투박한 어투로 쏟아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 웃음과 재미를 주지만 힘이 있고 핵심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 공동대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유 일 것이다.

정 공동대표의 오늘은 1978년부터 시작된다.
해남읍에서 전파사를 운영했던 정대표는 해남읍 난청지역을 해소하기 위해 금강산에 TV 중계소를 설치 했다. 해남사람들을 위해 했던 이 일이 국제전파관리법 위반으로 벌금형까지 받는다.

1979년 전남기독교 농민회 결성, 교육부장으로 활동, 광주전남사회운동연합 회장, 전국수세대책위 교육선전활동, 미국농산물 수입저지 미국대사관 점거, 농협중앙회 점거투쟁, 전국농민연합 부회장 등 본격적인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91년과 농민생존권 쟁취 투쟁으로 구속된데 이어 92년 또 다시 청주교도소에서 4년의 수감생활을 했다.

청주교도소 출소후 그의 투쟁열기는 한층 달궈진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부시방한 반대투쟁 주도로 또 다시 구속구감, 2002년 전국연합공동의장을 맡았고 멕시코 칸쿤 WTO 각료회의 저지투쟁 한국투쟁단장, 브라질 세계사회포럼 회의 참가, 토지없는 농민운동 회의 참가 등 세계가 그를 찾았다.

홍콩 WTO 각료회의 저지 한국투쟁단장, 2차례의 한미FTA 저지 미국원정 투쟁 한국단장으로 최일선에 섰다.

2007년 한미FTA 저지 투쟁으로 서울구치소 수감에 이어 9월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로 취임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농민단체 의장, 투쟁 단장, 교도소 수감 등을 빼면 정 공동대표를 소개 할 것이 없을 정도로 그의 삶은 단순하다. 오로지 농민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념이 전부인 것이다.

올해 71세의 정 공동대표. 10년 전 부터 나이도 먹었으니 1년만 더하고 그만 하겠다는 생각이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주름진 얼굴속에 해맑은 미소, 농민과 조국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의 가슴 한켠에 담고 있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손자들 재롱도 보고 싶고 40년동안 뒷바라지 한 부인과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꾼다. 그의 장남 경철씨는 아버지를 가족이라는 나무에서 혼자 떨어져 나간 나뭇잎이라 말했다.

어렸을 적엔 아버지의 그런 모습에 원망도 많이 했지만 나뭇잎이라 생각했던 아버지는 또 다른 나뭇잎을 모아 아스팔트에 쌓여 농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공동대표는 요즈음도 바쁘게 산다. 하루는 서울에서, 또 하루는 부산, 광주, 대전에서 그렇게 나뭇잎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열혈청년 정 공동대표. 칠순잔치를 앞 둔 그를 만나 일흔 해 세상살이를 돌아봤다. 앞으로 남은 인생도 농민이 주인되는 세상, 통일된 그날까지 아스팔트농사(?)를 지을 작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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