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서표 (해남노인종합복지관 문화재 해설사)

송지면 중리에 있는 허준 유배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며칠 전 땅끝마을 선창 여객 터미널 부둣가에서 서울에서 오신 관광객들을 맞이한 적이 있다.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땅끝을 가면서 송지 중리마을 큰 도로변에 세워진 허준 유배지란 간판을 보고 씁쓸함을 느꼈다. 허준 유배지란 안내간판은 미황사 입구 대형도로 간판에도 표시돼 있다.

그 안내간판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유인책이 될지 모르지만 온고지신의 진실을 공부하지 못한 내 자신까지도 부끄러웠다. 의성 허준의 내력에 대해 아는 군민들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허준의 유배지란 간판이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그대로 방관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허준은 1546년 경기도 양천에서 서자로 태어나 1587년 42세 때 선조의 어의가 된다. 1608년 광해군이 임금에 오르면서 아버지인 선조의 약을 잘못 지었다고 해 허준은 성문 밖으로 쫓겨나고 다시 이듬해인 1609년 어의로 돌아온다. 이때 허준의 나이 64세였다.

허준의 나이 65세 때 동의보감 25권을 14년 만에 완성하고 70세에 세상을 떠난다. 허준은 송지면 중리로 유배 온 사살이 없다. 다만 몇 년 전 송지 중리가 TV 연속극 허준의 세트장으로 활용된바 있다. 

극 세트장으로 활용했던 장소를 놓고 허준 유배지라고 도로 곳곳 간판에 표시하는 것은 자칫 역사를 왜곡할 수도 있고 관광객 내지 자라나는 후손들이 그것을 사실인 냥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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