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중 교사 밤 9시까지 자율학습 지도

왼쪽부터 원상철교사, 송용복교사, 정기태교사
왼쪽부터 원상철교사, 송용복교사, 정기태교사
지역 중심으로 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이 꿈을 갖고 공부하도록 돕는, 활기찬 농촌학교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옥천면소재지에 자리 잡은 옥천중학교 교사들, 이들은 헌신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농촌학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옥천중학교는 밤이 되면 더 공부삼매경으로 빠져 든다.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난 학생들은 저녁 7시 학교도서관에서 자율학습을 시작한다.

모르는 문제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곁에 있는 선생님들이 바로 해결해 준다. 그리고 9시부터는 학년별로 교실로 이동해 문제풀이를 하면서 심화학습을 한다. 자발적으로 학생지도에 나선 교사들은 밤 9시40분부터 학생들을 모두 자가용으로 집에까지 바래다주고 나서야 비로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든다.  

옥천중학교는 기초학력이 턱없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지만 이러한 개별 맞춤형 지도를 통해 학습성취도를 높여가고,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 주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졸업생 14명 중 할당량보다 많은 6명을 해남고에 입학시킬 수 있었다. 또한 윤소리학생이 올해 수학경시대회 해남군 대표로 출전하는 등 부분적인 성과도 보이고 있다.

올해는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외국어고등학교나 특목고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고 한다. 그만큼 학생들의 자세가 달라지고 목표치 또한 높아진 것이다.       

이 학교가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송용복 교무부장이 전근해 오면서 부터다. 송 교사는 "시골에 와보니 아이들이 꿈이 없고, 활력이 없을뿐더러 면민들조차 학교를 외면하는 것이 마음 아파 원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율학습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07년 새로 전근 온 원상철 정보부장과 정기태 3학년 담임이 관사에서 거주하면서 뜻을 모아 보충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매일 밤 17명의 아이들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차안에서 학생들과 나누는 많은 이야기에서 교육의 참맛을 느끼는 보람도 있다고 한다.

송 교사는 "농촌 아이들을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되므로 학교가 방과후와 휴일에도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을 책임져야 할 것 같다"며 "갈수록 심각한 농촌과 도시의 교육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방진교장은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주기 위해 해양체험, 국악체험 등 체험활동에 주력하고 있고, 방과후 활동도 기타연주반 골프반 디지털카메라반 테니스반 등 흥미와 실용성을 갖춘 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떠나는 농촌, 그나마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조차 자녀들을 읍내 학교로 보내 활기를 잃어가는 면지역 학교에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만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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