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호(해남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류현호(해남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류현호(해남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매니페스토(Manifesto)란 라틴어의 '손(manus)'과 '치다, 빠르게 움직이다(fendere)'의 합성어로 약속 이행을 다짐할 때의 '선언, 서약'을 의미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참공약 선택하기'이다.

매니페스토는 1834년 영국의 보수당 당수인 로버트 필이 구체화된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매니페스토는 후보자가 당선되었을 때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사업의 목적, 착수 우선순위와 완성시기, 예산 확보방법 등을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고,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서 가장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또 당선이후에도 당선자가 임기동안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평가하여 다음 선거 때 또 지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으로 사후평가의 과정을 거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1980년대 영국에서 18년간 야당에 머물던 토니 블레어가 매니페스토를 통한 검증을 거친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으며 일본에서도 2003년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공약을 제시한 정치신인들이 많이 당선됨으로써 매니페스토 물결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추세이다.

영국, 일본 등 외국의 경우 정치권의 주도로 매니페스토가 정착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는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심이 돼 매니페스토가 확산돼 가고 있다.

우리나라 매니페스토 운동은 2006년 2월 1일 시민단체 중심의 정책선거실천을 위한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가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의 출범으로 지난 5ㆍ31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은 구체적인 정책공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언론과 시민단체, 학계도 본격적인 검증활동을 펼쳤다. 지방선거후에는 국회차원에서 매니페스토 관련 제도개선 연구 등을 위해 여ㆍ야 국회의원 30여명이 참가한 국회매니페스토 연구회가 발족해 활동 중에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후보자들의 공약개발 지원과 참여유도를 위한 홍보캠페인과 더불어 유권자들에게는 정책공약 관련 정보제공을 통해 매니페스토를 우리의 '선거문화 개선운동'으로 확산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체질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매니페스토가 빨리 정착돼야 한다. 한국형 매니페스토 운동은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하며 당선자의 공약이행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대국민 참여운동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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