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충진(농촌복지연구회 회장)


 호사가들은 내년이 600년만의 황금돼지해라고 하면서 출산일을 조정한다든지, 대선이 꼭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조사와 대선 징크스 등 전문가의 예측과 역술가들의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예언자나 점쟁이들이 주장하는 미래는 현재시점에서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는 결정론을 전제로 하고 있다.
 뉴턴의 고전물리학에 의하면 사회의 발전방향이 이미 결정되어져 있다라고 보는 것은 가능한 일이었다. 결정론적 세계관에서는 소립자의 미래 운동은 현재의 위치와 운동량 그리고 가해지는 힘을 파악할 수 있다면 소립자의 미래운동도 정확하게 예측하거나 결정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황금돼지 사주팔자는 믿을만 한 것이며,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독일의 물리학자 하이젠베르그(Heisenberg)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명확한 답을 제공하여 준다.
 우리가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소립자를 관찰하기 위해 전자현미경을 사용하여 관찰한다면 빛을 조사하게 되는데 이때 광자가 소립자에 충돌하게 되어 소립자의 원형에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근본적인 소립자의 진정한 모양은 알수없게 되는 것으로 "소립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확정되지 않는다" 라는 것이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이다.
 관찰이라는 행동이 개입되는 한 우리 인간이 미시세계의 운동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소립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단지 확률론적인 관점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하이젠베르그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통해서 우리에게 미래란 현재의 시점에서 확정되어져 있지 않음을 명확히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리학적인 세계에서도 이러한 원리가 지배하는데 다양한 행동과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우리 인간세상을 단순히 인과론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불교의 화엄경에서도 인간세계는 수정구슬이 가로, 세로로 끝없이 엮어진 그물에 꿰어 있는 것처럼 한 구슬이 다른 구슬의 모습을 비춰주고, 다른 구슬은 또 다른 구슬의 모습을 비추어 가면서 작게는 생물세계에서부터 크게는 우주의 모든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관계에 놓여 있음을 비유로 말해주고 있다. 구슬하나 하나는 독립된 존재이지만 다른 구슬과의 되비침속의 상호관계 속에서 커다란 하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우리들에게 사주팔자란 미리 결정되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대권을 꿈꾸는 대선주자들에게도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열려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황금돼지해에 사주팔자를 맞추기 보다는 올바른 양육과 자녀의 진로에 대한 바른 선택과 노력, 그리고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자녀의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대선주자들에게도 수많은 변수가 놓여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지지율이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고민과 요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읽어내고 심혈을 기울여 진정으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길임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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