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한국인들에게 있어 '어머니'란 존재는 한없는 감성을 퍼올릴 수 있는 깊고 따뜻한 우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또 어머니는 고단한 인생의 노정에서 영혼을 견디게 하는 함염지(含鹽地)로도 기능한다. 이를테면 영혼의 염장이랄까, 아프고 상하지 않도록 간질을 해주는 분이다. 어머니의 가없는 사랑으로 태어나 뜨거운 애정을 받으며 자란 한국인들의 모습이
중국 윈난성에 있는 얼하이호( 海)는 호수가 분명한데 이름에 바다 해를 붙여 놓았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이 호수를 바다로 알고 산다. 길이 40km, 최대 폭 8km, 면적 249k㎡로, 중국에는 이보다 20배 가량 더 큰 싱카이호(湖)도 있지만 바다해는 붙어있지 않다. 얼하이호는 바람이 심할 때면 파도가 크게 일어 해변이 으르렁거리는데 우리가 잘
제로마일 운동, 타임 달러, 아리 등 아직 우리 귀에는 익숙치 않은 낱말들이다. 그러나 그 개념은 무척 쉽다. 제로마일 운동이란 우리의 텃밭가꾸기와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최근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 운동은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에 작은 텃밭을 가꾸어 필요한 각종 야채류를 생산해 먹는 주민활동을 일컫는다. 프랑스, 스페인 등 선진 유럽국가 사람들은 제
작년에 개봉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동명의 원작소설(F. 스콧 피츠제럴드 작)은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다. 사람이 아기로 태어나 늙어가지 않고 거꾸로 늙은이로 태어나 아기가 되어 죽게 된다는 생각은 엉뚱하지만 한번쯤 해볼 만한 발상이다. 더구나 늘어난 평균수명을 선사받았지만 병석에 눕는 노후라는 그늘도 동시에 찾아드는 현대인들에
한시법으로 마련된 지역신문발전법이 올해로 마지막 해를 맞았다. '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기반을 조성하여 여론의 다양화, 민주주의 실현 및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지발위)가 구성된 때는 지난 2004년. 이는 지역신문발전특별법과 시행령에 근거한 기구였다. 지발위는 발족 즉시 언론자유가 최대의 팽창력을 자랑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날마다 대하는 건축물 속에 권력과 욕망이 숨겨져 있다. 건축물은 말이 없지만 알고 보면 그들은 끊임없는 메시지를 발산하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것들을 받아들인다.' 우리시대 젊은 이야기꾼 중 하나인 서윤영씨가 지난해 펴낸 책자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 역사를 담은 건축, 인간을 품은 공간'이 전하는 의미들이다. 실제로 살아보기 전에 이미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은 소설은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조선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는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경남 하동의 대주지 최참판댁과 주인공 서희를 중심으로 드라마틱한 요소를 고루 갖고 있는데다 두 ...
만약 거만대금과 신문사, 정치권력 세 가지를 제시하고 이중 하나 만을 가지라고 한다면 보통사람들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 1988년 5·18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조선일보 회장은 "200만 독자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개인 아무개가 아니라 수백만 국민을 독자로 둔 신문의 대표자임을 위풍도 당당하게 강조했다. 그는 정치보다 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내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철의씨, 그는 지난 7일 처음으로 땅끝 마라톤대회에 참여했다. 보스톤 마라톤대회에 다녀올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하지만 해남은 그 먼 해외보다 더 낯설었던가, 여간 방문이 어렵지 않았었나 보다. 부부가 함께 달리기를 하는 이들은 심지어 사위 후보감이 마라톤 완주하는 것을 보고서야 결혼
독립신문에 뿌리를 둔 우리나라 민간 신문은 시대적 상황이 상황이었던만큼 지사적 기자들을 많이 배출해 냈다. 오늘까지도 '민족지'라 자칭하며 행세하는 서울지역 2개 일간지는 태생 당시 일제의 문화정책에 유도돼 창간된 만큼, 사주는 철저히 친일자본가였으며 조선총독부에게 있어 이들 신문은 일제에 저항하는 조선 지식인들의 동태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은 마당이자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저물어간다. 1월의 마지막 호를 만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겹친다. 사람과 사람 사이 만남. 그것이 바로 세상살이라는 생각이다. 그 만남 속에서 내 앞의 삶이 바뀌기도 하고, 새로워지기도 하고, 또 배우면서 깨달음도 얻게 된다. 그래서 세상살이에서...
정치권이 가관이다. 미생지신(尾生之信), P-팩터(facter). 지난 주 부터 매스컴에 등장한 단어들이 연일 매스컴을 떠나지 않고 있다. 고사성어에, 영문이름자 이니셜까지 동원해 세(勢)대결로 치닫는 싸움판 양상이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정부의, 여권의 아귀다툼(?)이 그렇다. 미생지신. 미련하도록 약속을 굳게 지킨다는 의미라는데, 고지식해서 융통성
우연히 지난 주말 독립영화를 두 편 봤다. 그 중 하나 '나무 없는 산'이 인상에 남았다. 상영시간 89분짜리 국산영화다. 6살짜리 언니 진과 그 동생 빈. 두 자매가 부모없이 삶을 엮어내야 하는, 짠한 줄거리다. 아니 더 정확히는 자신들을 떨어뜨리고 간 엄마를 기다리는 것이 줄거리의 전부인데 엄마는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엄마는
새해 첫 날을 어느 산사에서 맞았다. 산사에서 제야의 타종이 되는 순간 한 지인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정확히 한 해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몇몇 사람의 신문이 되는 걸 막아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귀의 정확한 의미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더구나 그이와는 한 번도 다문다문 이야기도 나눈 적이 없다. 그저 얼굴과 이름만 아는 처지이다. 그래서 그
방기곡경(旁岐曲逕). 지난해 우리 사회를 비유한 사자성어다. 새해를 맞으면서 새삼 묵은 얘기를 꺼낸다 할 수도 있지만 묵은 때를 벗고 새 살을 굳히기 위해서는 새 아침에 지난날을 되돌아 볼 필요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매년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그 해 한국사회의 모습을 비유한 사자성어가 발표되곤 한다. 그때마다 사회의 세태를 정곡을 찔러 표현했다는 평가를
또 한 해가 저문다. 해남 땅끝에서 해넘이 해맞이축제 준비가 시작되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땅끝'을 새겨본다. 해남땅끝. 땅끝해남. 어순을 놓고도 한때 논란이 됐던 땅끝이 언제부터인가 땅끝해남으로 바뀌어 이제 해남의 땅끝이라기보다 한국의 땅끝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땅끝해남이 전국의 대명사가 됐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표현도 여러 차례
추위가 매섭다. 살갗을 스치는 추위로 마음도 썰렁해지려고 한다. 송년회, 망년회…. 한 해를 마무리한다고 명칭도 여러 갈래로 붙인 모임 자리가 늘어나는 때를 맞고 있다. 그래서 스산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날씨마저 한파를 몰고 왔다. 이런 추위 속에 김장철을 맞아 이번 한 주는 김장나누기 행사가 이어졌다. 혹독한 추위를 그나마 녹여주는 훈훈한
고천암에 가창오리가 오지 않는다. 이유를 두고 설도 분분하다. 지구온난화, 생태교란…. 혹자는 밀렵꾼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게 생태교란인지 모른다. 철 따라 찾아드는 철새가 오지 않는다면, 거꾸로 돌려 생각도 해봐야 한다. 한 주 전 금요일. 전화벨이 울려 수화기를 들었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온 첫 마디가 "박 국장이요? 나 ○○○요&
도서관음악회. 왠지 고전적인 느낌으로 연상된다. 지난달 26일 저녁 해남문화예술회관 공연장의 열기는 그런 타이틀이 주는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아니 '시인과 함께 하는…' 1부 순서는 고전적인 무대였다고 할 수 있겠다. 2부 순서의 열기가 그랬다. 2부 순서만 거의 2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관객은 지루하지 않았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말
지난 호 본보에 해남천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관련한 기사가 나간 후 독자들의 반응이 사뭇 달랐다. 전화로, 구두로, 격려성, 항의성…. 격려성 반응은 접어두고 항의성 질타 내지 불만사항이 더 많았다. 다 열거할 수는 없고, 가장 공통된 의견은 돌쌓기 했다는데 붙여놓은 돌의 항구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천으로의 기능 여부는 차치하고 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