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포털'의 바람이 분다

2021-12-24     조효기 PD
 

신문, TV, 인터넷, 모바일로 이어지는 매체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고 느껴진다. 그동안 뉴스와 정보를 전달했던 레거시 미디어(TV, 라디오, 신문과 같은 전통 미디어)가 이미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를 첫 화면에서 지우고 있다. 이유는 포털 알고리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직접 관여 비율을 줄이려는 것과 포털의 주력 사업이 커머스, 영상,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로 변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사 뉴스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많은 언론사가 포털에 노출되기 위해 천편일률적인 기사에 자극적인 제목 붙이기에 열을 올렸다. 그래야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었고,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포털 중심 질서가 흔들리면서 포털 시대 주류였던 뉴스의 수명에도 한계가 도래했다.

'기사형 광고' 건으로 연합뉴스는 포털에서 사라졌고, 앞으로 카카오뷰 등 서비스에서 보도자료를 전달하는 창작자도 나올 것이다. 이제 언론은 자신들의 콘텐츠가 대체 가능하다는 걸 알고, 대체 불가능한 콘텐츠를 고민해야 한다.

이미 많은 언론사에서 '탈(脫)포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구독 인프라 구축에 나섰고, 여러 언론사에서 뉴스레터를 세분화하고 포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물론 성공 사례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언론계가 주체가 되어 포털이 지배하는 뉴스 유통 생태계를 바꿔나가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어느 전문가의 말처럼 언론의 경쟁력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가를 묻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