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집에 새 희망 짓는 어울림건축공동체

■ 우리동네 사회적경제기업 20년 취약계층 보금자리 수리 “자활기업 뿌리 지키려 최선”

2025-11-24     이다은 기자

해남에는 다양한 사업체들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사회적경제기업은 그중 하나인 자활기업 ‘어울림건축공동체(대표 김영식)’다.

해남지역자활센터 집수리사업단을 기반으로 자립한 어울림건축공동체는 20년 가까이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장애인가구 등에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다.

지난 2004년 자활후견기관 시장형 자활근로사업단으로 시작해 3년이 지난 2007년 어울림건축공동체로 출범했다. 무료 집수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집고치기, 해남군 기초생활수급자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도맡아 어려운 사람들의 안식처를 만들어주는 사회적가치도 함께 창출해 가고 있다.

어울림건축공동체는 자활기업으로서 저소득 주민들을 위한 무료·유료사업을 맡으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동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했다. 이러한 의지는 지난 2011년 김영식(57·사진) 대표가 이어받아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의뢰를 받으면 해당 집으로 방문해 집수리를 진행하는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의 집 같은 경우에는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여기저기 보인다”며 “재능기부한다는 생각으로 손이 닿는 범위까지는 추가로 고치는 등 융통성 있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는 어울림건축공동체가 폐업 위기라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였다.

김 대표는 “39살이었던 당시 레미콘 등 대형차를 운전했었는데 40세를 앞두고 미래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자활센터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바로 대상자로 참여해 청소사업단에서 근무하다가 집수리사업단이 폐업 위기라는 말을 듣고 이를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근무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다행히 젊었을 때 서울에서 건축일을 한 경험이 도움이 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김 대표는 직접 건축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함께 할 것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인재를 모집하며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금까지 공동체를 유지하며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사랑의집 1호를 맡아서 지었을 때 큰 보람을 느껴 자신의 사비도 많이 보탰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일을 통해 다양한 취약계층을 만나봤고 민원에 힘들었던 적도 종종 있었지만 집수리가 끝나면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모든 어려움을 잊게 만든다”며 “자활기업의 뿌리를 잊지 않고 그분들이 단 1년을 살더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수리하는 것만을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