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위한 ‘저상버스’ 8개 노선은 못가

방지턱·주행 거리 때문에 제외돼 교통복지 소외 없도록 대책 필요

2025-11-17     이창섭 기자

전기 저상버스가 20일부터 해남 전 노선에 투입될 예정인 가운데 일부 노선의 경우 도로 여건과 주행 거리 단축 등으로 운행을 하지 못할 형편이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해남군은 정부 방침과 관련법 규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연식이 다 된 일반버스를 전기 저상버스로 교체하고 있으며 모두 8대를 마련해 오는 20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나설 계획이다.

저상버스는 휠체어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돼 있어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디젤이 아닌 전기 모터를 사용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군과 해남교통은 전체 노선을 번갈아가며 전기 저상버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남터미널에서 목포, 임하도, 계곡 황죽, 현산 만안, 현산 조산, 읍 길호리, 화원 개초, 미황사 등 방면 노선에서는 전기 저상버스를 탈 수 없다. 이들 노선은 과속방지턱이 높게 설치돼 있고 일부는 도로 폭이 좁아 버스가 파손될 위험 때문에 운행이 힘들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또 전기 저상버스는 기존에 400㎞ 이상 달리던 디젤버스와 달리 충전 후 주행 거리가 200㎞ 밖에 안 돼 먼 거리를 갈 수 없는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해남군은 이들 노선의 경우 기존대로 일반 버스가 운행된다고 밝혔는데 교통약자 편의를 위해 전기 저상버스가 도입됐지만 정작 도로 여건과 자체 성능 문제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방지턱이 높은 마을의 경우 그동안 이장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지만 방지턱이 없어지면 과속으로 사고가 늘 것을 우려해 없애거나 낮추는 데 반대하면서 전기 저상버스 도입이 힘든 상황이다”며 “지속적으로 도로 여건 개선과 성능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