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면 ‘농부 딸’ 20대 절임배추 전문가로

■ 청년농업인, 해남에 활력을 불어넣다 동해마을 농부삼촌영농조합 김지영 씨 배추 재배해 절임배추 직접 가공까지

2025-11-10     변호인 기자

“고등학교에서 3년동안 성악을 전공했지만 대학 진학 시기에 과감하게 예술의 길을 포기하고 아버지를 따라 절임배추 가공, 유통쪽으로 진로를 바꿨는데 잘한 선택 같아요.”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아버지 김광수(57) 대표의 고향인 북평면 동해마을로 초등학교 졸업 후 이주, 현재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부삼촌영농조합에서 ‘농부 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김지영(26·사진) 이사. 두륜중을 졸업하고 전남예고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한국농수산대학교에 가서 농업을 전공하고 후계를 잇는 것은 어떠냐’는 아버지의 제안에 인생의 방향을 180도 돌려 농업으로 변경했다.

김 이사의 아버지인 김광수 대표는 서울에서 20여 년간 자동차부품 판매를 하다 지난 2011년 고향인 동해마을로 돌아와 절임배추 가공·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016년에는 식품산업 진흥에 이바지한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고 북평면 절임배추생산자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꾸준히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기탁에도 동참하고 있다.

김지영 이사는 “현실적인 부분과 앞으로 식품산업의 전망을 고려했을 때 농업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한국농수산대학교 농수산 가공학과에서 현장 실습 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익산의 국가식품 클러스터에서 4개월 간 실습을 했는데 연구 분야나 수출 등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대학을 졸업한 지난 2021년 회사에 합류했는데 당시 20㎏ 기준 8000박스였던 절임배추 가공 물량이 지난해 기준 1만8000박스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농부삼촌영농조합은 2만평에서 품질 좋은 배추를 재배하고 있으며 절임배추 직거래 판매와 풀무원 등에 납품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김 이사는 “처음에는 주변에 농업에 종사하는 또래들이 많이 없어 힘들었는데 해남군4-H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친구도 많아지고 정보를 교류했다”며 “해남군의 청년창업농 지원사업을 통해 선진지 견학도 다니고 청년창업지원으로 융자를 받아 농지를 추가 확보, 더욱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배추 재배는 통상 8월 모종 육묘부터 시작해 11월 중순 가을배추를 수확하고 이후 김장철을 앞두고 절임배추를 본격 가공·생산, 길게는 2월까지 생산해 유통한다. 바쁘고 힘든 시기를 보내면 충전할 시간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김 이사도 여행을 취미로 가져 올해 일본 등으로 수차례 여행을 다녀왔다.

김 이사는 “올해 해썹 기준에 맞춘 새 공장을 준공해 당장 이번 달부터 가동할 예정인데 앞으로 연 3만 박스 가공을 목표로 매출을 늘리며 해남 절임배추의 우수성을 전국에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