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습한 날씨에 배추 무름병 등 피해 확산
배추생산자협회 기자회견 가져 자연재해 인정·피해조사 요구
최근 잦은 비와 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군내 배추 재배 농가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무름병과 뿌리마름병 등 주요 병해와 배추좀나방, 진딧물 같은 해충 발생이 늘어나면서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해남지회(회장 김효수)와 해남군농민회(회장 이무진)는 지난 22일 산이면 금송리의 한 배추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연 재해로 인한 배추 피해 조사와 대책을 요구했다.
‘무름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지제부와 줄기부터 시작해 잎과 결구까지 물러 썩어 연약해지는 병이고, 뿌리마름병(똑딱병)은 외부에서 건드리면 지상부와 지제부가 똑딱하고 분리돼 수량에 큰 피해를 준다.
배추생산자협회는 배추 생육기인 지난 9월 한 달 간 해남지역 강우 일수가 평년보다 많은 16일에 달했고 흐린 날을 포함하면 24일이었다며 예년보다 2~3차례 방제를 더했음에도 무름병 등 병해가 컸고 수확기엔 그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효수 (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 겸임) 회장은 “배추 모종 육묘 시기부터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등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고온 장애를 겪었고 배추 정식 이후에 한 달 동안 비가 계속 내려 뿌리 활착이 안돼 무름병 등 각종 병해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런 배추의 생육 문제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이기 때문에 정부에 조속한 피해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무진 농민회장은 “현재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우울감이 가득하다”며 “벼는 깨씨무늬병으로 인해 수확량이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콩과 들깨 등은 알곡이 제대로 여물지 못할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를 지어 제대로 수확도 못해보고 그냥 주저앉는 것을 보는 농민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 기후 변화가 고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맞춘 근본적인 대책과 새로운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은 해남 배추 재배면적 5044㏊ 가운데 3% 가량인 150여 ㏊에서 무름병과 뿌리마름병 등 병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국비 등을 포함한 2억원의 긴급 방제비를 확보해 군내 전체 배추 재배면적을 대상으로 농가에 약제를 지원했다. 500g 방제약제 6668개를 지난 21일까지 배부했고 현장기술지도반을 운영해 배추 품질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농가에는 초기 방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밭의 물길을 내 배수를 원활히 하고 병든 포기는 즉시 제거, 병해충 발생시 등록된 약제를 적기에 살포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