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역사교육, ‘문화적 자산’ 키우는 자양분이 되다

이명숙 (해남평화나비 회장)

2025-10-20     해남신문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다. 한국 전쟁 발발 75주년이며 80년 5월 항쟁 4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해남은 이렇게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5·18민중항쟁의 역사, 한국 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현장과 피해자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이러한 발자취들이 오롯하게 새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피해당사자 또는 유가족 그리고 활동가가 군민들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역사적 현장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해남 역사 강의가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진행됐다. 10월 말에는 주민들과 청소년들이 해남 역사를 직접 판화로 새기며 기억과 기록의 참여자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5월부터 9월까지 진행됐던 역사 강의에서 만난 주민들과 청소년들 대부분이 앞서 말했던 역사와 갈매기섬, 옥매광산 같은 사적지가 있다는 것을 몰랐고 충격이라고 했다. 또한 해남 공원에 있는 조형물이 평화의 소녀상이라는 것을 몰랐다며 역사 강의 같은 기회가 자주 제공되면 좋겠다는 제언을 해주었다. 

물론 현재까지 위의 역사적 사실들이 지역신문 등 매스컴과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정보로 제공됐지만 지역의 역사를 연계해 ‘공동체적 관계’와 ‘문화적 자산’으로 인지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강의를 진행하며 4개 단체의 대표들은 물론 교육 현장의 교사들과 지역주민들 모두 이러한 역사적 교육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 전쟁, 5·18민중항쟁, 일제식민시기를 지나며 깨달은 한반도 평화의식, 민주의식, 세계평화의식 등은 의미 있고 중요한 가치가 됐다. 살아있는 역사적 현장에서 증언자들의 경험을 듣고 공유하며 키워나갈 민주적 시민의식, 평화와 인권의 소양은 특히 청소년들의 ‘문화적 자산’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라본다. 

직접 듣고, 찾아가 보고, 기록해보는 경험은 군과 교육기관은 물론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의 첫 발자국으로 10월 말께 있을 ‘역사 시민 판화교실’에서 여러분을 뵙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