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가축분뇨 자원으로 활용 에너지 자립마을 꿈꿔
탄소중립 해남 '에너지 자립' 마을부터 3. 가축분뇨 에너지화 축사 마을 상생
■ 탄소중립 해남 '에너지 자립' 마을부터
1.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 자립
2. 마을에 필요한 전기 직접 만든다
3. 가축분뇨 에너지화 축사·마을 상생
4. 에너지 자립 넘어 주민 소득으로
5. 유휴공간 활용 신재생에너지 확대
원천마을, 마을·축사 상생 비전 세워
에너지전환센터, 가축분뇨 에너지화
충남 홍성군 결성면 원천마을은 가축분뇨에너지자원화시설인 ‘원천에너지전환센터’가 들어선 후 그동안 마을의 골칫거리였던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악취 등에 의해 여전히 혐오시설이란 부정적 시선도 있지만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전기 등으로 사용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한 저탄소 농업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분뇨 에너지화 지원사업으로 98억여원(자부담 30%)을 들여 지난 2020년 완공됐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위기를 맞은 원천마을은 12년여 전 주민들이 모여 스스로 에너지 자립마을 계획을 수립했다. 문화·관광 등 이렇다 할 자원이 없어 시골마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이야기하다 나온 아이디어였다. 먼저 냉방 등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탄소중립에 나서자며 주택 태양광 발전시설이 제안됐다. 이후 양돈농가가 많은 마을의 특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계획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마을과 축산이 상생하는 에너지 자립마을’을 마을 비전으로 삼게 됐다.
주민들은 먼저 집집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2016년부터 80만원의 자부담으로 3.5㎾ 패널을 설치했다. 2020년 빈집을 제외하고 마을내 모든 집에 설치가 완료됐다. 5가구 정도는 700만원의 자부담으로 지열발전 시설을 갖췄다.
이어 마을의 골칫거리던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만드는 바이오에너지 사업 추진에 나섰다. 원천마을은 32가구가 거주 중으로 이중 양돈농가 3곳을 비롯해 한우농가가 3곳, 양계농가 등이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당초 마을기업을 설립해 운영코자 했다. 하지만 당시 바이오에너지가 낯설다보니 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치며 좌초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마을에서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 성우가 개인사업자로 나섰고 자치단체의 지원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분뇨 에너지화 지원사업을 받아 원천에너지전환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이곳에서는 양돈농가로부터 처리 비용을 받고 매일 110톤 분량의 돼지 분뇨를 받는다. 이는 2만5000여 마리가 하루에 배설하는 양이라고 한다. 이 분뇨는 플랜트 3동을 거치며 메탄가스를 발생하게 되고 이 가스를 이용해 발전기를 24시간 돌려 시간당 250~300㎾의 전기를 생산한다. 4인 세대 한 달 전력 사용량은 평균 300kwh로 하루에 2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되는 셈이다.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되고 돼지 분뇨찌꺼기는 친환경 액비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무료로 살포한다.
전국 최초 REC 발급 받아 거래 가능
축제 후원, 수익금 기탁 등 이익 환원
원천에너지전환센터는 지난 2022년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최초로 발급받기도 했다. 일정규모(500MW)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는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며 발전소 등 공급의무자는 REC를 구매해 법적 의무공급량을 충당할 수 있다. 이번 인증으로 원천에너지전환센터에서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인정발전량에 발급된 REC를 한국전력거래소를 통해 주식처럼 현물시장 거래가 가능해졌다.
원천마을은 지난 2020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농식품부에서 공모한 농업농촌 RE100 실증지원사업에 선정돼 마을 유휴부지에 5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립했다. 이곳에서 발생한 수익은 마을을 위해 사용 중이다. 이 과정에서 농업회사법인 성우가 마을과의 화합을 위해 유휴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줬다.
원천마을은 에너지 자립을 주제로 마을내 생활인구 유입을 위해 매년 ‘조롱박 축제’도 열고 있다. 당초 더운 여름 주민들이 어울려 노는 등 마을공동체를 위해 시작됐지만 에너지 자립마을과 연계한 축제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 축제도 성우가 후원한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는 전기 생산 효율을 높이는 한편 지역내 하우스 등에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저탄소 농업 브랜드를 만드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예를 들어 100이라는 메탄가스에서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 현재 36% 정도에 그치고 있어 순도를 높여 지역에 있는 원예시설이나 열을 필요로 하는 농업시설에 보급하는 계획을 홍성군과 논의 중이다.
또한 양돈농가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저탄소농업을 통해 홍선군만의 양돈 브랜드를 만들고 원천에너지전환센터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생산된 농산물도 저탄소 브랜드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