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야행’ 가보고 싶은 행사돼야
해남읍 매일시장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던 야시장 달달야행이 결국 가을로 미뤄졌다. 당초 5~7월 중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금요일 10차례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폭우와 폭염 등으로 취소되거나 축소되길 반복했다.
지난 19일(금요일) 열릴 예정이던 달달야행도 폭우가 예보되면서 토요일로 하루 연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던 관광객을 겨냥해 주말에 개최해보자는 의견도 반영해 새로운 시도도 겸해서다. 이를 위해 다른 지역 단체관광객을 섭외해 버스비 등을 지원키로 하는 등 모객과 출연진 섭외 등 대부분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폭염에 급작스럽게 취소가 결정됐다. 인근 지역에서 폭우 피해가 극심한 상황도 고려됐다. 결국 주말에 개최해본다는 시도는 무산된 채 10회차 중 남은 3회차는 가을로 연기 됐다.
원도심에 각종 조형물을 추가로 설치하고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는 등 범위를 확대하며 야심차게 시작했던 올해 달당야행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야외 행사 특성상 날씨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곤 하지만 잦은 행사일정 변경은 주민들에게 피로감을 주며 관심마저 멀어지게 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폭우와 폭염, 열대야가 당연시되고 있는데 굳이 한여름에 달달야행을 열어야하는지 묻고 싶다. 결국 행사를 준비한다며 사전에 소요된 주민들의 혈세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됐다.
행사장을 원도심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매일시장과 소통 부족으로 마찰도 빚으며 상인들 사이에서는 행사에 보이콧(조직적으로 벌이는 거부운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읍내길 중심거리에 음악을 틀고 클럽 분위기를 조성해 색다른 시장의 밤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고 했지만 매번 비슷한 공연과 프로그램 반복으로 재방문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공무원들의 참여 비중이 높은 등 자립 기반이 갖춰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달달야행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최우선해야 할 것은 주민의 참여다. 근본적으로 주민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행사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야시장을 접목한 이후 평상시 매일시장과 원도심을 찾는 주민들이 늘었는지 정확한 데이터도 필요하다. 달달야행이 인근 상가의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왔는지도 따져보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올해 투입되는 예산만 2억1000여만 원에 달한다.
주민들 사이에선 매일시장은 더운 곳으로 인식돼 특히 한여름 방문을 꺼려한다. 이곳에 공연 몇 개 세운다고 찾아오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소비패턴이 대형마트나 인터넷 등으로 바뀌었고 해남읍 주요상권이 아파트 신축 등으로 구교리·해리 등으로 확장되며 원도심에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현실을 반영해 주민들의 발길을 끌고 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