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기자로 맞는 첫 번째 창간기념일

2024-06-24     변호인 기자
▲변호인 기자

34번째지만 누군가에겐 첫 번째가 되기도 한다. 36살이지만 34살 까마득한 선배님이기도 하다. 지난 2월 해남신문에 입사한 본 기자에게 이번 34주년 창간기념일이 그러하다.

해남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모두 해남에서 다녔지만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해남은 부모님이 계신 곳이자 그저 고향 정도의 의미만 갖고 있었다. 다시 돌아온 해남은 생각보다 더 아늑하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했다.

특히 방송국에서 8년 가까이 영상 촬영 편집을 하다 기자로 입사한 해남신문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깊게 박힌 뿌리만큼 안정감과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함을 주는 곳이다.

사실 지역언론은 수도권 집중과 줄어드는 독자, 광고시장의 축소, 변화하는 언론 환경, 인력난 등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 조선노보에 따르면 당시 조선일보에 10년간 공채로 입사한 기자 106명 중 40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인한 언론 자체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높은 업무 강도, 수직적인 조직 분위기 등이 이유로 거론됐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중앙지에서도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지역언론은 더 상황이 심각할 것이다.

인재는 다 대도시로 떠나고 기껏 찾은 수습기자들도 연고가 없는 타지와 박봉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기 십상이다. 기자로서의 자긍심도 이제는 갖기 어려운 시대다. 

몇몇 언론의 가짜뉴스 양산과 편파 보도로 인해       ‘기레기(기자와 쓰레기 합성어)’라는 조롱 섞인 말을 듣고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번 씌워진 이미지를 벗어내기란 쉽지 않다.

사실 지역의 소식을 담는 지역언론은 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래서 지난 1990년 6월 22일 해남신문도 창간하게 됐고 지난 34년간 해남군민들 가장 가까이서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지역신문 기자는 대우받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일주일 동안 신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내 기사로 인해 유용한 정보와 따끈한 지역 소식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사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역신문은 변화할지언정 존재의 의미는 충분하다. 대신 지역민의 사랑과 표현 없이는 존재하기 어렵다. 

신입기자로써 맞는 첫 번째 창간기념일이지만 오래오래 사랑받는 해남신문 기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