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확기 산지벼값 5만원 붕괴 우려

가격지지선 없어 농가 심리적 불황

농협 연합사업으로 산지유통 점유비율 높여야

 

◇ 아스팔트 농사는 안돼 - 고품질 쌀 생산에 따라 저장·가공시설도 현대화 해 상품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산지 벼 가격이 5만원(조곡 40kg)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남서 거래된 벼값은 지난 2001년 이후 5만2000∼5만5000원에 머물고 있다. 올 9월부터 시판될 수입쌀과 추곡수매제 폐지로 기준가격이 없어져 올 수확기 벼 가격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도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2003년 11월과 대비해 지난해 전라남도 쌀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재고가 전년동기 150% 증가, 매출이 38%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쌀을 집단적으로 소비하는 식당이 지난해 1만개 이상 도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수입쌀이 올 6월 국회를 거쳐 9월부터 시판될 전망인데 연간 쌀 소비량의 0.5%인 2만2575톤(15만8000석)이 시판될 예정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국산과 외국산 쌀의 구매 의향을 조사한 결과 중 국산과 외국산 쌀을 혼합 한 후 소비자가 먹어보고 구매가격을 매기게 하자 4만4400원을 써내 순수한 국산쌀과 혼합미의 맛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식당이나 단체급식소에서 수입쌀은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유통업자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농협들이 납품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은 원료곡 매입가를 고려하면 4만1000원이 적정하지만 단가가 계속 떨어져 최근에는 4만원 이하로 하락해 산지 벼값의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올 수확기에는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로 전환돼 사실상 가격기준이 없어짐에 따라 해남내에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수매가 없어짐에 따라 농협수매가가 기준가격이 돼 농협이 미곡처리장을 운영하는데 부담을 느끼게 됐다.
  매년 농협이 수매해 처리하는 물량이 해남군 전체 생산량의 30∼40%이지만 농협의 수매 및 판매 비중을 60∼70%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이 쌀을 독점하지 못하면 해남지역 농가들의 수입을 보장할 수 없고 가격교섭력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군내에서 저가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출하시기를 조절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미곡처리장 연합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곡처리장 연합사업은 저가 출혈경쟁을 막고 분산출하, 산지유통 점유율을 높여 쌀값 안정을 기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다.
  당장 올해부터 쌀가격이 심리적 한계점인 5만원대가 붕괴될 것으로 예상돼 군과 생산농가, 농협이 함께 생산과 가공, 유통의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온저장고 갖춘 가공시설 현대화 절실

대규모 라이스센터 건립 쌀품질 높여야

 

  수입쌀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소비자들에게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쌀은 국내쌀에 비해 밥맛이 크게 뒤지지 않고 중국과 호주산은 외식소비업체의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돼 국내 시장은 저가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따라 국내쌀이 고가미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고가미 시장 역시 치열한 경쟁상태에 놓이게 됐다.
  전라남도가 실시한 브랜드쌀 평가에 해남쌀 4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1등을 차지한 옥천의 한눈에 반한 쌀은 완전미 생산라인이 설치돼 97%의 완전미 비율을 보였으나 타 브랜드는 91∼93%에 각각 그쳤다.
  또한 분상질, 쇄립, 균열립이 많아 감점 요인이 됐다. 일부 품종은 싸라기가 많아 한눈에 반한 쌀과 8등을 차지한 건강백세를 제외하고 16등과 19등에 머물렀다. 이들 브랜드는 식미평가에서 별 차이가 없었지만 외관 등 저장 가공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소비자들의 기호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씻을 필요가 없는 무세미나 배아미, 저온쌀 등을 생산해야 하는데 현재의 시설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고품질의 고가미를 생산하기 위해 대부분의 농협들이 가공시설 현대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선도하는 용인 원삼농협도 대규모 라이스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군내에서는 옥천농협이 라이스센터건립 추진 설명회를 열고 지자체와 협력 사업으로 300억원을 투자한 대형 라이스센터를 건립하는 방안과 자체로 100억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현미 저온저장고, 정미기, 무세미기, 이물질선별기, 배아미기, 로봇시스템, 자동포장기, 품질관리시스템 등의 시설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협 미곡처리장의 연합사업을 전제로 군이 대형 라이스센터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화 된 라이스센터를 지을 경우 규모를 키워 해남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까지 포괄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만들어 해남군의 쌀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쌀값안정을 위해서는 고품질 쌀 생산, 농협의 산지유통 점유비율을 높이고 분산출하 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곡처리장 연합을 전제로 한 대규모 현대화된 라이스센터 설치에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남 통합적 친환경이미지가 필요

친환경농산물 전문 판매주체 육성해야

 

  고품질 친환경 쌀 생산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되면서 해남을 대표하는 통합적인 친환경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황산면, 고천암, 송지, 옥천 등지에 대규모 친환경농업단지가 조성된다.
  대부분 쌀겨나 오리, 종이멀칭을 활용한 농법이지만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것들이다. 함평이 자운영에 이어 제충국으로, 영암이 쇠똥구리로, 무주가 반딧불이 등으로 친환경이미지를 삼고 있는데 해남도 해남을 대표할 수 있는 군차원의 친환경 이미지 개발이 제기되고 있다.
  해남은 고천암 철새 도래지라는 중요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데 농업기반공사, 농림부, 환경부, 해남군이 나서 고천암을 친환경생물농업 특구로 지정해 사계절 농업과 환경, 자연생태를 관찰 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해남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쌀은 정농회나 흙살림 등 친환경농산물 생산자 단체에 의해 판매되고 있지만 최근 조성된 생산단지는 판로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농협을 지정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인증면적을 확대하는 핵심사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배시기 분산 기능성쌀 생산

고품질 품종으로 전환, 소득 다변화

 

◇ 쌀값 하락에 따라 농가들의 쌀품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삼산 시험포장) 예전처럼 농가들이 수확기에 벼를 쏟아내면 가격이 폭락할 수밖에 없어 분산 재배가 요구되고 있다.
  추곡수매제도가 없어져 가격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농가들이 생산시기와 품종을 조절하는 것도 적절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정농회 박우석 회장은 올해 추석 전에 수확해 판매하는 오대벼와 상미벼 10ha를 계약배배키로 했다. 추석 전에 출하하면 중만생종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생종과 중만생종을 적절히 심어 수확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또한 기능성쌀 재배면적을 늘려야 하는데 녹미나 흑미, 향미, 다이어트쌀 등과 녹차를 이용한 녹차미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기능성쌀 개발과 보급이 요구되고 있다.
  해남군은 브랜드쌀 품종을 봉황과 일광으로 제한하는 등 고품질쌀의 비율로 50%이상으로 높여가고 있다.
  그 중 동진1호가 올해 전체 재배면적의 5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미곡처리장에서는 싸라기가 많아 수율이 낮기 때문에 수매를 제한하고 있어 적절한 품종선택이 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허영욱담당은 동진1호는 1모작논에만 심고 질소질거름을 6kg가량으로 줄여야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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