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잡이 체험어장 꿈꾸는 땅끝 갈두마을

땅끝은 일년 내내 바쁘다. 국민관광지로 자리잡은 땅끝은 매년 백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든다.  이 땅끝마을 갈두는 관광지이지만 어촌마을이기도 하다. 수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땅끝이 절망과 희망이 함께 자리를 튼 곳이듯 화려한 관광지라는 면모와 함께 멸치와 새우, 삼치가 유명하고 최근에는 전복양식이 늘고 있는 어촌이다. 지금은 땅끝에서 멸치잡이가 한창이다. 멸치는 5월부터 10월까지 잡지만 지금이라야 멸치가 가장 맛이 있다.  서해와 남해의 조류가 교차하는 해남은 우수영에서부터 이곳 땅끝까지 거센 조류로 적조가 발생치 않아 청정해역을 유지하고 있다. 이 조류를 따라 멸치떼가 이동하는데 이 습성을 이용해 물살이 거센 목에 삼각형의 큰 입을 벌인 정치망을 설치해 두고서 물때에 맞춰 주어 담으면 그만인 것이 멸치잡이 전부다. 하지만 해남멸치는 그 맛과 빛깔이 일품이다. 완도지역은 대부분 밤에 작업을 하지만 해남은 낮에 멸치를 잡기 때문이다. 밤과 낮에 잡는 멸치의 차이에 대해 갈두 김선재씨는 낮에 잡게되면 잡어가 섞이지 않으며 멸치를 그만큼 조심스럽게 다루기 때문에 상품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15일부터 3일 동안에는 멸치 중 가장 비싼 멸치로 꼽히는 은멸치가 해남서 대량으로 잡혀 어민들에게 기쁨을 줬다. 이 은멸치는 완도수협공판장에서 2kg에 27만원까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멸치를 잡아 돌아오는 중 잡어를 던져주자 순식간에 수십마리의 갈매기들이 배를 쫓기 시작했다. 땅끝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끔 왜 땅끝에는 갈매기가 없냐고 묻는다. 하지만 멸치를 잡아 돌아오는 10여분 동안 강화도에서 석모도로 들어가는 철선에서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갈매기들을 보면서 땅끝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잡힌 멸치는 갈두 주차장에서 따뜻한 땅끝 햇살과 해풍에 말려진다. 이렇게 말려진 멸치는 정성스럽게 선별돼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멸치를 잡는 정치망에는 가끔 다른 고기들도 들어온다. 거북이나 해파리부터 돔이나 문어에 이르기까지 멸치를 쫓아다니는 어종들이 멸치 그물에 걸리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깊은 바다에서 사는 산갈치가 잡혔는데 김선재씨는 해남해양자연자박물관에 이를 기증했다. 갈두어촌계는 땅끝테마파크와 협조해 멸치잡이 체험단을 모집하고 있다. 멸치잡이를 어촌체험관광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땅끝의 정경과 멸치잡이체험, 연근해 다양한 어종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갈매기떼를 몰고 돌아오는 멸치잡이 체험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기 충분할 것이다. 해남에서 잡힌 멸치는 모두 완도수협 위판장을 통해 완도산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된다.  갈두 마을에서 직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품성과 맛이 더 좋은데도 완도산으로 팔려야만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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