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체험학습장 만들어 역사문화 되살려야

고인돌 탐사에 나선 꾸러기들, 10살도 채 안된 꼬마들이 3000년도 넘은 고인돌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다. “고인돌이 뭐지요” “옛날에는 흙이 없어서 돌로 만든 무덤이요.” 정말인것처럼 문화관광해설사인 전희숙씨의 질문에 해남YMCA 스포츠단 어린이가 진지하게 대답한다. 청동기시대, 남방식, 북방식, 판돌, 석실, 채석장 등등의 어려운 말들이 나오지만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전희숙씨를 바라본다.  역사의 지극히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3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클 수밖에. 아이들은 이 거대한 돌을 만져보기도 하고 올라타 보기도 하면서 거대한 돌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옛날 돌무덤에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우기에 고인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희숙씨의 설명이다. YMCA 한해광청소년 부장도 “해남에는 청동기시대의 유물인 고인돌 등 수많은 역사적 유물이 산재해 있지만 이를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남은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 그리고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다. 최근 대흥사 숲길이 숲체험의 명소로 떠오르면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숲해설사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이들이 대흥사의 숲을 설명하고 찾은 이들은 고개를 연신 끄덕인다. 뿐만 아니라 자연사랑메아리(회장 변남주)는 올여름 해남에서 생태문화학교를 열어 250여명의 도시 아이들과 부모가 해남의 산과 하천 바다 그리고 별을 보며 잘 보존된 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YMCA도 연안해안 쓰레기 실태조사, 무인도캠프, 형제우애캠프 등 독특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생태적인 분야에서는 체험학습장이 개발되고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지만 역사와 문화 부분은 아직도 관심밖으로 방치돼 있는 것이다. 전세계 고인돌의 절반 이상이 한반도에 있고 대부분이 전남지역에 몰려있다. 고창이나 화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해남에도 830여기의 고인돌이 전지역에 분포해 있다.  특히 화산면 석정리에 48기, 방축리에 53기의 고인돌이 집단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어 살아있는 역사 학습장이 되고 있다. 타 지역처럼 고인돌문화체험관이나 축제 등의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보다 역사를 이해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학습장으로써 해남의 고인돌을 가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희숙씨는 “석정리나 방축리 등 고인돌 군락에서 아이들이 고인돌을 직접 만들어보고, 굄목도 괴어보고 석실도 만들어 보는 체험학습장을 조성해, 찾는 이들이 청동기 시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기했다. 또한 마을 사람들 중에서 고인돌 해설사를 양성해 몇 명이 찾던지 간에 이들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는 시설 중심의 관광보다는 역사와 문화 생태 등 해남만의 가치를 더욱 갈고 닦아 내보이는 것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남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역사유적을 보존 개발해 지역 아이들과 체험관광객에게 학습장으로 제공해 산교육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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